“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60을 넘긴 대학의 「두잉(Do-ing)」 총장이 대부분 60~80대인 지역민들과 직접 만나 온 열정으로 100분간 펼친 시니어 맞춤 특강의 제목이다. 인생 2모작이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여서, 그 메시지의 깊이와 넓이는 제목 이상으로 주목됐다.

최연소자(48세)에서부터 최고령자(89세)에 이르기까지 장년·노령층 34명은 1시간30분가량 이어진 특강 내내 잡담 없이 집중했다. 눈은 10대와 20대 청년들보다 더 빛났다. 중요 대목에선 메모를 하는가 하면 폰으로 관련 화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도전·체험·실천을 해나가는 국내 최초 무학년-무학점-무티칭 3무(無) ‘두잉(Do-ing)대학’을 신설한 전호환 동명대학교 총장이 지난 11월 30일 이 대학에서 자신의 체험담 등을 구수한 경상도식 사투리와 유머를 섞어 소개하며 잔잔한 감동을 자아낸 「남구시민대학원」 마지막 특강 에서다.

전호환 총장은 “하버드대학교의 「성인발달연구」에서 보듯, 부·명예·성취가 행복과 건강을 결정짓지 못한다. 고독은 해롭다. 친구의 수가 아니라 관계의 질(質)이 중요하다. 좋은 관계는 뇌를 보호해 치매도 예방한다”면서 “여행, 밤데이트 등 새로운 두잉(Do-ing)을 하시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뭘 해도 잘되는 사람들’의 특징으로 ▲꿈을 공개적으로 말하라 ▲당장 행동하라 ▲행복의 순간은 오늘 ▲수입의 최소10%는 자신에게 투자하라 ▲꾸준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라 ▲팀적 사고를 하라 ▲많은 관계를 가져라(양보다 질)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인간이 지닌 한계 때문에) 세상은 우리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삶을 크게 바꾼 책’(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등 여러 명저를 소개하고, “나이에 상관없이 성찰과 학습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이날 특강 끝에 남구시민대학·시민대학원(총 24강 과정) 수료증을 받은 이34명은 “젊은 시절의 학사나 석박사 학위 보다 큰 의미를 지닌다”며 한결같이 뿌듯해하며 용기백배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날 전 총장은 특강료 전액을 남구 저소득주민 돕기 성금으로 박재범 남구청장에 기탁했다.

남구시민대학·대학원은 주민들의 평생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3회째 시행한 관학협력사업이다. 동명대 등 남구지역 4개 대학(한 해씩 순회 주관)이 남구청(주최)과 연합해 주로 인문학, 건강, 음악 등 교양과목을 나누는 단기문화강좌다. 올해는 동명대가 시민대학(5~7월), 대학원(8~11월)을 각 12강씩으로 운영했다. 이준혁 기자 jnhyk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