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 농가, 市에 대책 마련 호소

경남 양산시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이하 양산유통센터)가 지역화폐인 양산사랑카드 사용업소에서 제외돼 매출이 떨어지면서 지역 농산물 구매량을 크게 줄이자 지역 농민이 양산사랑카드 사용 허용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양산지역 농산물 작목반 대표들이 16일 양산시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에서 긴급 모임을 열고 이곳 센터에 납품하는 농산물 물량 감소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양산시농민회를 비롯해 물금읍과 원동면 등지에서 토마토와 딸기 미나리 등을 재배하는 지역 작목반 대표 10여 명은 16일 양산유통센터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구매 물량 감소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참석한 농민에 따르면 올해 들어 토마토와 딸기, 배내골 사과와 물금 감자, 원동 청정 미나리 등 양산유통센터에 납품하는 지역 농산물 물량이 지난해보다 30~40% 줄었다. 양산시 원동면의 한 작목반장은 “양산유통센터는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아 부산 등 다른 지역의 농산물 공판장보다 납품가가 높아 농가 소득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올해 들어 구매 물량이 크게 줄어 납품 순위를 놓고 농민 간 갈등까지 빚는다”고 말했다.

양산유통센터는 지난해 350억 원 상당의 농산물을 구매했다. 이 가운데 30%인 105억 원 상당은 양산지역 농민과 양산 소재 농산물 판매업체에서 구입해 비중이 상당하다. 지난해 양산지역 농민과 직거래한 농산물만도 32억 원어치나 된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이 양산유통센터에서 많이 사용되면서 지역 농산물 구매 물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양산유통센터가 코로나19 국민재난지원금은 물론 양산사랑카드 사용 대상에서도 제외돼 매출이 크게 줄어 농민에게 미치는 여파가 크다.

양산유통센터를 위탁운영 하는 우리마트 관계자는 “지난 3월 부산의 본사와 물류센터를 양산으로 신축 이전하고 종전 위탁업체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을 상생협력기금으로 시에 기부한다. 그런데도 시가 한 해 매출이 1000억 원을 넘어 관련 법상 유통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양산사랑카드 사용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양산유통센터는 공공성이 있어 유통산업발전법을 적용받지 않으므로 시의 조처는 납득하기 어렵다. 김해와 울산의 농산물유통센터에서는 지역화폐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양산유통센터는 유통 대기업이어서 지역 영세 소상공인 보호라는 양산사랑카드 도입 취지에 맞지 않아 관련 조례 등에 근거해 제외했다. 내년 하반기 중 가맹업소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여론 수렴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