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제출할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계획서에 ‘가덕신공항 2030년 이전 완공’ 문구를 넣는 문제를 놓고 부산시와 국토교통부가 진통을 겪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엑스포유치지원특위 3차 전체회의에서 밝힌 것처럼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시와 지역 정치권의 협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가덕신공항 조감도. 국토부 제공

4일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와 국토부는 부산엑스포 유치계획서에 ‘가덕신공항 2030년 이전 완공’ 문구를 삽입하는 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오는 9월 7일 BIE 유치계획서 제출을 앞두고 국토부 외교부 시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다음 달 말까지 국문본을 완료하고, 8월 한 달간 영문본·불문본 작업과 국무회의 보고를 한 뒤 BIE에 최종 제출한다.

국토부는 다음 달 말 가덕신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 2030년 전에 신공항을 완공할 수 있다는 문구를 넣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조기 개항을 위한 모든 조건이 맞아 떨어지더라도 2030년 이전 개항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는 유치계획서 제출 시점을 기준으로 엑스포 유치전이 본격화한다는 점에서 BIE의 61개 평가항목 중 배점이 높은 해외 접근성과 교통수단 항목에 ‘가덕신공항의 2030년 이전 개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국토부의 사전타당성 보고서에도 가덕신공항 조기개항을 위한 공기 단축 방안(국제신문 지난 4월 28일 자 1면 보도)이 포함된 만큼 유치계획서에 조기 개항 문구를 삽입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사타보고서에서 사전 절차를 간소화하고 매립재 외부 반입 등의 공법을 쓰면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국토부는 사전 절차 과정에서 기간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생략(검토 시 기본계획 병행) ▷발주 시 턴키 패스트트랙 적용 ▷기본계획상 전략환경영평가와 실시설계상 환경영향평가 동시 완료 ▷설계 중 선보상 완료 등을 제시했다.

실제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이 부산엑스포 유치와 함께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국토부는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기본계획 수립,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동시에 실시하는 패스트트랙을 진행 중이다. 시도 신공항기술위원회 등과 설계·시공 병행, 최신공법 적용 등의 공기 단축 방안을 마련 중이다. 현재까지 검토된 결과만으로는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조기 개항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엑스포를 개최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도 유치계획서에는 알 막툼 국제공항을 엑스포 전 개항하겠다는 내용을 넣었지만 공기가 지연되면서 화물만 담당하는 상태에서 엑스포를 진행했다. 유치계획서는 부산엑스포 개최를 위한 정부 보증서라는 점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이탈리아 로마 등 경쟁국과 유치전이 치열한 상황을 고려하면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은 우리 정부가 BIE 회원국에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카드”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는 유치계획서에 조기 개항을 담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 공항 엔지니어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엑스포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