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국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부산에서 대형 물뿌리기 축제가 연달아 개최돼 시민 불안감이 커진다.

오는 30일 워터밤 행사 등 물 뿌리기 축제가 열리는 부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 국제신문 DB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6일 가수 싸이 흠뻑쇼 등과 같은 대규모 물 뿌리기 축제 참석 후 코로나19에 걸렸다는 경험담이 온라인에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해당 상황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다”며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에서는 대형 물뿌리기 축제가 연이어 열린다. 우선 오는 30일 ‘워터밤 부산 2022’가 열린다. 워터밤은 대형 뮤직 페스티벌로 초대 가수 공연을 보며 물총 쏘기, 물폭탄 등을 즐길 수 있다. 다음 달 20일에는 ‘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2 - 부산’이 예정돼 있다. 물 뿌리기가 이어지는 가수 싸이 콘서트다. 두 행사 모두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진행되며 각각 1만5000~2만 명 정도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실외에서 행사가 열리더라도 50인 이상 참석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두 축제 모두 입장 시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지만 입장 후에는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SNS 인증샷과 후기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축제를 즐기는 관객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공연을 보기 위해 자연히 앞으로 밀착하면서 거리두기도 어렵다. 특히 마스크를 쓰더라도 물에 젖으면 마스크 기능이 떨어져 전파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 온라인에는 ‘함께 축제에 다녀온 친구들과 함께 걸렸다’, ‘회사 직원이 다녀왔다고 자랑하더니 확진 판정 후 다른 직원에게도 옮겼다’는 등 물 뿌리기 축제에 참석 후 감염 사례 후일담이 줄을 있는다.

더욱이 코로나19 재확산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시민 불안이 더 커지는 이유다. 부산진구 강(25)모 씨는 “참석 후 확진 됐다는 글을 많이 봤는데 부산에서 열린다니 걱정”이라며 “아무리 자율 방역이지만 하루 확진 10만 명인 상황에서 위험한 행사 자제됐으면 좋겠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시민 역시 “행사 후 인근 음식점이나 술집으로 관객들이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알아서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27일 0시 기준 5287명이 코로나19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117만73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일주일 전인 19일(4412명)보다 857명 늘어난 수치다. 전국적으로는 10만285명이 추가됐다. 지난 4월 20일 (11만1291명) 이후 석 달 만에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으로 늘었다.

이전부터 물에 젖으면 마스크 기능이 떨어져 위험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지만 방역당국의 대처는 지난달 가급적 물 뿌리는 형태로 진행되지 않게 해달라는 권고에 그쳤다. 이 때문에 지자체 역시 뚜렷한 방역 대책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두 행사가 열리는 연제구 관계자는 “주최 측에 방역 수칙 준수와 관리 인력 확보를 당부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기초지자체 차원에서 추가적인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