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현장 실사에 나서면서 인수합병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요구한 노조 참여 보장 등을 수용하고 현장 실사에 나서면서 인수합병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 전경

한화 측이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요구해 온 당사자 참여 보장 등을 전격 수용하기로 하면서 현장 실사 저지를 공언했던 노조도 문을 개방했다. 인수합병의 최대 난제였던 노사 관계에 물꼬가 트인 만큼 매각 협상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6일 보도문을 내고 “한화 인수단 대표자인 정인섭 사장이 전날 오전 지회를 직접 방문해 당사자(노조) 참여 보장과 고용보장, 노조 단체협상 승계에 대해 확약했다”고 발표했다. 노조는 “또 회사와 지역 발전안 등 나머지 요구안은 본계약 체결 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자는 한화 측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향후 본 계약에 지회가 당당하게 참여하고 본 계약 체결 즉시 한화와의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 요구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화와 노사 관계 첫 단추가 잘 끼워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한화의 매수자 현장 실사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화 인수단은 이날 옥포조선소 현장을 확인하고, 실무자들이 남아 다음 주까지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의 현장 실사는 지난 9월 대우조선해양과 2조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내용의 조건부 투자합의서(MOU) 체결 후 처음이다.

앞서 노조는 매각 협상 시 당사자 참여 보장, 고용보장, 단체협약 승계, 회사·지역 발전 등 4대 요구안을 제시하며, 요구 조건을 받아 들이지 않을 경우 실사 저지에 나서겠다고 압박했다. 실제 지난 8일에는 옥포조선소 정문에서 현장 실사 저지 모의 훈련까지 진행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대주주인 산업은행 하에서 여러 번의 매각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당사자 참여 없는 일방적 매각을 추진한 정부와 산업은행의 매각 정책에 노조가 격렬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2019년 현대중공업 실사단 역시 노조와 시민단체의 저지로 현장에 진입하지 못한 채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