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는 지난 15일 시가 제출한 옛 한국유리부지 공공기여협상 의견청취안에 대해 조건부로 의견을 채택했다. 시의회는 지난 8월 시가 제출한 협상안에 대해서는 공공기여금 제시액을 재논의할 것을 주문하며 심사를 보류했다. 이후 시가 다시 제출한 협상안에 대해서는 ▷도로 폭 적정성 여부 등 기반시설 확보 ▷해양문화관광시설의 적기 건립을 위한 행정적 안전장치 마련 ▷복합문화센터 조성시 기장군 의견 반영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협상안을 채택했다. 시의회는 앞서 지적했던 공공기여금 제시액 부분이 법적 허용 범위에서 진행한 것임을 인지하고 대신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건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기장군 일광면 옛 한국유리 부지(13만8000㎡)를 숙박·주거시설, 해양문화·관광시설, 친수공간 등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사업자인 ㈜동일스위트는 2018년 시에 공업지역으로 지정된 해당 부지를 준주거 및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해달라며 사전협상 대상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후 시가 사전협상대상으로 선정한 뒤 5차례 협상을 거쳐 2400억 원 규모의 공공기여협상안을 도출했다.

시의회가 사실상 사업에 동의하면서 옛 한국유리 부지 개발사업에 관한 협상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시는 시의회가 제시한 조건을 토대로 사업자와 최종 공공기여협상안을 도출한 뒤 이 내용을 시 도시경관공동위원회 심의를 받을 예정으로, 심의를 통과하면 사전협상이 완료된다. 이럴 경우 해운대 재송동 옛 한진CY 부지 개발사업에 이어 두 번째로 시의 사전협상이 성사되게 된다.

하지만 지역 시민단체는 이 같은 결정을 비판했다. 부산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전체 개발 부지의 48%를 공동주택이 차지하는 사실상 아파트 개발 사업을 시와 시의회가 동의한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근본적인 특혜 개발 문제를 막지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