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과 불법 여론조사 의혹 핵심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국제신문 12일 자 온라인 등 보도)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14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창원지법에 출석하는 명태균 씨. 김용구 기자

명 씨는 14일 오후 1시53분 창원지법 인근에 멈춰 선 차량에서 내렸다.

남색 계열의 정장 차림으로, 오른손에 지방이를 쥔 그는 법원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건물로 향했다.

취재진 질문이 잇따랐으나 그는 입을 열지 않고 곧장 건물로 들어갔다.

다만 말미에 영장실질심사에 따른 입장 표명을 요구하자 “민망한데 무슨”이라는고 작은 목소리로 말끝을 흐렸다.

또 걸음을 옮기는 과정에서 웃음을 짓는 여유를 보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직후 도착한 김영선 전 의원은 취재진이 마련한 포토 라인에 걸음을 멈췄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자금의 성격이 뭐냐가 결정돼야 하는데 강혜경 씨는 칼이 제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그 칼을 내가 줬느냐’, ‘범죄 행위에 썼는냐’ 등을 규명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명 씨에게 흘러 들어간 자신의 세비를 두고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의원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16차례에 걸쳐 정치자금 7600여만 원을 그의 회계담당자였던 강혜경 씨를 통해 명 씨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2022년 보궐선거 과정에서 명 씨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김 전 의원의 공천에 도움을 준 대가로 이 돈이 거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자금법에서는 공직선거에서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 누구든지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을 수 없도록 제한한다.

창원지법 영장 전담 정지은(37기)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2시30분 김 전 의원을, 오후 3시30분 명 씨를 각각 심리한다.

앞서 이들과 함께 영장 명단에 오른 경북 고령군수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A, B 씨는 오후 2시부터 심문한다. 이들의 혐의는 모두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A, B씨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러 차례에 걸쳐 각각 1억2000만 원씩 2억4000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명 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실운영자로 의심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김 전 의원 등 정치인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명 씨에게 공천을 기대하고 돈을 건넨 것으로 본다.

앞서 창원지검 전담 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는 지난 11일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와 증거 인멸이 염려된다”며 이들 4명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서를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나올 전망이다.

14일 법원에 출석한 김영선 전 의원. 김용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