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를 매개로 한 ‘윤석열 대통령 공천 개입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 씨(국제신문 지난 15일 자 온라인 등 보도)가 “윤 대통령이 당선되면 ‘2022년 6·1지선에서 경북 고령군수·대구시의원 예비후보자 A, B 씨가 공천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명 씨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18일 검찰 조사를 위해 창원지법으로 이동하는 강혜경 씨. 김용구 기자

강 씨는 18일 오전 9시30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창원지검 본관 앞에 모습을 드러낸 뒤 취재진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2월 경남선관위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이후 아홉 번째, 지난 15일 명 씨와 김영선 전 의원 등 2명이 구속된 이후 첫 번째 출석이다.

이어 강 씨는 “말 그대로 대통령이 당선되게끔 도와주면 공천에는 문제없다는 말을 예비후보 선거 기간 때부터 했다”며 “사무실에서도 말했고, 그 당사자들한테도 직접 얘기한 걸로 알고 있다. 주변 사람들도 다 안다”고 덧붙였다.

A, B 씨는 지선을 앞두고 명 씨가 실운영자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에 총 2억4000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공천을 기대하고 명 씨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본다.

명 씨에게 돈을 건넨 예비후보가 6명이 더 있다는 의혹에 대해 “그분들도 피해자이기에 말하기 좀 그렇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항에서 예비 후보자들을 인사시킨 영상에 대해선 “기억이 안 나는 분이 1, 2명 정도 있던데 얼굴은 안다. 나머지는 다 명 씨와 친분 있는 사람들”이라고 언급했다.

취재진이 명 씨와 김 전 의원의 구속에 대한 입장을 묻자 강 씨는 “빨리 진실을 다 있는 대로 말하고 자유롭게 나오면 좋겠다. 나와서 있는 그대로 진실되게 조사를 잘 마무리해 주길 바란다”이라고 말했다.

그의 법률대리인 김규현 변호사도 “사필귀정”이라고 짧게 의견을 남겼다.

강 씨는 추가 자료 제출 여부에 대해 “특별히 요청받은 것 없지만 요청이 있거나 필요성이 있으면 성실하게 제출하겠다”고 답한 뒤 청사 내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강 씨는 명 씨가 22대 대선 과정에서 당시 윤 후보자를 위해 81차례에 걸쳐 3억75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해준 뒤 그 대가로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김 전 의원의 보궐선거 공천을 도왔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창원지검 전담 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 15일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명 씨 등을 구속한 데 이어 같은 날 여론조사 기간인 PNR(피플네트웍스리서치) 서울 사무실에 수사관 등을 보내 자료를 확보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PNR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1위를 차지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