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국가정보원장(오른쪽)이 지난 5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안보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내란특검이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증거 인멸 혐의 등에 대해 강제 수사에 나섰다.

박지영 내란특검보는 16일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7시부터 내란 후 증거 인멸과 관련해 조 전 원장 주거지를 포함한 8곳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조 전 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등의 비화폰 정보가 계엄 이후 삭제된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 등의 비화폰은 비상계엄 사흘 후인 지난해 12월 6일 원격으로 로그아웃됐는데, 이는 비화폰이 사실상 초기화된 것을 의미한다.

비화폰 정보가 지워진 12월 6일은 홍 전 차장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한 날이기도 하다. 당시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기록이 보이는 비화폰 화면도 공개했다.

이후 국정원은 비화폰 ‘보안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경호처에 전달했고, 이후 정보 삭제가 이뤄졌다. 이때 조 전 원장이 박종준 전 대통령실 경호처장과 통화한 정황도 드러났다. 내란특검은 이에 따라 조 전 원장이 비상계엄 관련 증거를 없애려 비화폰 삭제를 요청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