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탄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13일 서울 광화문 KT 빌딩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재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김건희 씨가 경복궁 근정전의 어좌에 앉은 경위와 관련해 예상치 못한 돌발 행동이었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지난 13일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참고인 조사 말미에 김건희 씨와 함께 2023년 9월 12일 경복궁 근정전을 방문한 이유를 물었다. 이 전 위원장은 아랍에미리트(UAE)국빈 맞이 행사를 앞두고 동선을 점검하는 자리였으며 문화재 전문가인 자신이 설명을 담당했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이 김 씨가 근정전 내부에 있는 어좌에 앉은 경위를 묻자 이 전 위원장은 “설명을 한창 하고 있는데 계단을 오르더니 털썩 앉았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는 최응천 전 국가유산청장과 경호 요원 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씨가 어좌에 앉은 사실이 공개된 후 여권을 중심으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이 김 여사와 친분을 형성해 인사를 청탁하기까지 과정을 파악하는 차원에서 질문했을 뿐 혐의점을 들여다보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초기 김 여사 측에 금거북이와 한지 복주머니 액자 등을 건네고 국가교육위원장 임명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 2022년 4월 12일 은평구 진관사에서 김 씨에게 인사 관련 자료를 건넸으며, 같은 달 26일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금거북이를 줬다고 특검팀은 판단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석달 뒤인 같은 해 9월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틈해 이 전 위원장이 조선 후기 문인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인 ‘세한도’ 복제품을 김 씨에게 건넨 정황도 특검은 포착했다.

이 전 위원장은 당선 축하 선물로 금거북이를 건넸을 뿐 인사 청탁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선물에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의 신분을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이 지난 9월 자택 압수수색을 당한 뒤 비서에게 휴대전화 내 자료 삭제를 지시한 사실도 파악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