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음주 상태로 차량을 몰다 접촉 사고를 낸 것도 모자라 아무런 조처 없이 현장을 벗어난 뒤 모친이 운전대를 잡은 것처럼 꾸민 2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법원 로고. 국제신문 DB

창원지법 형사7단독(이효제 판사)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범인도피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A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20만 원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법원은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 사실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3월 12일 오후 11시20분께 술에 취해 차량을 타고 560여 ｍ를 주행한 뒤 경남 김해시의 한 사우나에 도착했다. 그는 당시 주차할 장소를 물색하던 중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다른 차량의 우측 앞범퍼 부분을 들이받은 뒤 그대로 도주했다.

직후 A 씨는 모친 B 씨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가 운전해 사고를 낸 것처럼 해 달라’고 부탁했다. 불과 2개월 전 음주음전으로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A 씨는 사고 현장에 도착한 B 씨에게 다시 같은 취지로 부탁, 이를 수락한 B 씨는 인근 지구대를 찾아 허위로 진술했다. 하지만 A 씨는 허위진술 교사 직후 곧바로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48%였다.

재판부는 A 씨가 과거 같은 범죄 전력이 있고, B 씨를 앞세운 점 등에 비춰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하면서도 범행을 실토한 점, 혈중알코올농도가 아주 높지는 않은 점 등을 참작해 양형에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