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방·재무 등 요직엔 아베 측근
- 기시 방위상·모테기 외무상 유임
- 文 “한일 미래지향적 발전 노력”

한일 위안부 합의의 당사자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가 4일 일본의 새 총리로 선출됐다. 일본 유권자가 정권을 선택하는 중의원(국회 하원) 선거(총선)는 오는 31일 치러진다.

	4일 열린 임시국회에서 제100대 일본 총리로 선출된 기시다 후미오. 신화연합뉴스

이날 오후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은 총리 지명 선거를 잇따라 열고 과반의 찬성으로 기시다를 제100대 총리로 선출했다. 스가 요시히데 내각은 이날 오전 총사퇴했다. 스가 총리 재임 기간은 384일로 전후 총리 34명 가운데 12번째로 짧았다. 기시다 내각에 총리를 제외한 20명의 각료 중 13명이 처음 입각하는 인물로 채워졌다.

하지만 첫 입각 각료 가운데 농림수산상과 국가공안위원장 등 2명은 만 77세의 고령이어서 인사의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권의 핵심인 관방장관에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실질적으로 이끄는 자민당 내 최대 파벌(호소다) 소속인 마쓰노 히로카즈(59) 전 문부과학상이 임명됐다.

새 재무상으로는 스즈키 순이치(68) 전 환경상이 발탁됐다. 그는 아베의 절친한 친구인 아소 다로 전 부총리의 처남이다. 아베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62) 방위상과 다케시타파 회장 대행인 모테기 도시미쓰(65) 외무상은 재임됐다. 아베의 최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58)는 문부과학상에서 경제산업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와 경합했던 노다 세이코(61) 전 총무상은 저출산·지방육성·여성활약 대책을 관장하는 각료로 재입각했다.

신설되는 경제안보담당상에는 고바야시 다카유키(46) 전 방위정무관이 발탁됐다. 디지털상은 마키시마 가렌(44) 당 청년국장, 올림픽·백신담당상은 호리우치 노리코(55) 전 환경 부(副)대신이 맡았다. 후생노동상에는 고토 시게유키(65) 전 법무 부대신, 경제재생상에는 야마기와 다이시로(53) 전 경제산업성 부대신이 낙점됐다. 자민당과 정권을 함께 운영하는 공명당 몫인 국토교통상 자리는 사이토 데쓰오(69) 전 환경상에게 돌아갔다. 이처럼 아베 전 총리의 측근인 극우 인사를 중심으로 내각을 꾸린 기시다 정권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14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31일 총선거 투개표를 하기로 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기시다 신임 일본 총리에게 취임 축하 서한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은정 기자 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