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방, 우크라에 공격무기 공급
- 일부선 러 자극 우려 신중론도

러시아가 가스를 지렛대로 유럽 압박에 나서자 유럽은 대체 공급원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가 노골화되자 유럽을 포함한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격퇴하고 승리를 거둔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공공연하게 내놓기 시작했다.

■유럽, 대러 의존도 줄이기 총력

러시아가 27일(현지시간) 폴란드와 불가리아를 대상으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 뱌체슬라프 볼로딘 하원 의장은 다른 비우호국가들에도 가스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도 러시아가 가스공급 차단을 더 많은 국가로 확대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EU는 가스의 90%, 석유제품의 97%를 수입하고 있다. 이 중 가스의 40%, 원유 25%가량이 러시아산이다.

이와 관련,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너지 가격상승과 그에 따른 경제타격 우려 속에 유럽의 대응태세를 보도했다.

EU는 러시아산 가스 수입량의 3분의 2를 다른 공급원을 찾아 대체하고 2027년까지 대러 가스 의존도를 0%로 만들 계획이다. EU는 올겨울에 앞서 가스저장시설의 80%를 채워놓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러시아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공급선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유럽 국가 상당수가 미국이나 중동, 노르웨이, 북아프리카 등지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들여오는 등 대체 공급원 확보에 나섰다.

특히 대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움직임이 눈에 띈다. 천연가스 수입량의 45%를 러시아에서 가져오는 이탈리아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부 장관은 독일은 러시아 석유 수입 금지가 가능하다며 수일 내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방어가 아니라 승리가 목표

러시아의 침공 초기 확전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무기 공급에 치중하던 서방은 점차 더 강력한 공격용 무기를 공급하면서 ‘승리’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27일 연설에서 “우리는 러시아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밀어내기 위해 계속해서 더 멀리, 빨리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 모두의 전쟁”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우리 모두에게 전략적 의무”라고 말했다. 영국 BBC 방송은 트러스 장관의 발언을 두고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 영국의 목표에 대한 가장 명확한 발언이라고 전했다. 영국은 그동안 승리에 관해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았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 26일 독일에서 열린 40여 개 국 국방장관 회의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 승리를 돕기 위해 모두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목표가 우크라이나 방어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승리라는 것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일부 프랑스와 독일 관리들은 러시아를 자극하는 것을 우려해 우크라이나 방어에 초점을 두고 매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