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가족이 운영하는 트럼프 그룹이 세금 사기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권 재도전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배심원단은 이날 뉴욕주 지방법원에서 트럼프 그룹 사업체 2곳을 대상으로 제기된 형법상 세금 사기와 기업 문서 조작 등 17개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

트럼프 그룹은 ‘트럼프의 회계사’로 불리는 앨런 와이셀버그 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한 최고위 임원들에게 아파트 임차료, 고급 승용차 리스 비용, 가족 사립학교 학비 등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면서 세무 당국을 속인 혐의를 받는다.

이번 평결로 트럼프그룹은 최대 160만 달러(21억 원)의 벌금을 내게 된다.

앞서 와이셀버그는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협력했다. 이 대가로 그는 5개월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3일 구체적인 벌금 액수와 형량을 정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8월 10일 미국 뉴욕주 뉴욕 시의 자택을 FBI 요원이 급습한 지 이틀 만에 트럼프 타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벌금 처벌이 트럼프 그룹 재산 규모에 비춰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재출마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틀럼프 전 대통령이 세금 사기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를 내놓기도 했다. 재판에서 와이셀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보너스 수표에 직접 서명했고, 손자들의 사립학교 학비 수십만 달러를 직접 지급했다고 밝혔다. 조슈아 스타인글래스 검사는 배심원단에 “이러한 뷔페식 혜택들은 최고위 임원들의 충성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로 지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검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탐욕과 속임수에 관한 재판”이라면서 “맨해튼에서 어떤 기업도 법 위에 설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그룹의 변호인은 “와이셀버그는 회사가 아닌 자기 자신의 배를 불리려 한 것”이라며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도 SNS를 통해 이번 재판이 정치적 의도가 있는 “마녀사냥”이라며 “우리 가족은 그 임원(와이셀버그)의 행동으로부터 어떠한 경제적 이득을 챙긴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다른 사법 리스크 요소도 그의 대권 재도전 가도에 그늘을 드리울 것으로 예상된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 겸 법무장관은 최근 트럼프 측의 금융·보험·세금사기 의혹을 제기했고, 관련 민사소송과 연방 법무부가 주도하는 각종 형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연방 법무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퇴임 후 기밀자료 관리와 대선불복 등에 관해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