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단운영·공연사업팀은 신설
- “업무 효율화” vs “전문성 사라져”

부산문화회관의 시립예술단 사무국이 조직 개편을 단행한 데 대해 보다 효율적인 운용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기존 축적된 전문성을 전혀 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부산 남구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23일 부산문화회관에 따르면 조직 개편은 지난 17일부터 적용돼 운용 중이다. 이번 개편의 가장 큰 변화는 이전에 행정지원팀, 서양음악팀, 전통예술·극단팀으로 나뉘어 있던 것을 ‘헤쳐모여’ 재편한 것이다. 행정지원팀은 그대로 두되 서양음악팀과 전통예술·극단팀을 없애고 예술단 운영팀과 공연사업팀을 신설해 인력을 재배치했다. 이전에 예술단별로 전담해 교향악단 4명, 합창단 2명, 청소년교향악단 1명, 소년소녀합창단 1명이 서양음악팀으로 구성됐던 것을 교향 2명, 교향과 청소년교향악단을 겸하는 담당 1명을 둬 결과적으로는 교향·청소년교향악단 부문을 합쳐 3명이 배정되는 셈이다.

공연사업팀도 팀장을 두고 홍보 ·뉴미디어 부문, 찾아가는 예술단 공연, 예술교육공연, 아카이빙으로 나뉜다. 이전에 예술단별로 진행되던 것을 업무별로 뽑아서 담당을 따로 두고 전체 예술단에 적용한다. 부산문화회관 이용관 대표는 “이전의 예술단별로 담당직원을 배치한 형태는 인력 누수가 있을 때 남아 있는 사람에게 업무 부담이 너무 무겁게 지워지는 단점이 있었다. 게다가 각 예술단의 공연 홍보를 위해 자료를 제작할 때도 예술단별로 홍보물 순서와 양도 제각각이라 전체적으로 통제하고 통합해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어왔다”고 이번 인력 재편성의 이유를 밝혔다. 이 대표는 이번 조직 개편에 대해 “통합적으로 관리하며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조직구성이다. 올 상반기 안에 4명 정도의 인원을 충원하면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단 사무국별로 홍보나 마케팅, 관객개발, 티케팅 등을 해오던 것을 합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예술단별로 예술감독을 보좌하는 일은 그대로고 사람별로 주 업무분야를 정해 놓았다고는 하지만 한 번도 맡아보지 않은 예술단의 공연기획과 홍보를 위한 인쇄물 기획·제작 등의 업무 전반을 맡아야 하는 일이 잘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또 예술단별로 공연 횟수나 업무 분량의 차이가 분명히 있고 단별 업무의 특성이 있는 것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물음표에 무게가 실린다.

게다가 오는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로 안팎으로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부산시 상황상 상반기 내 예술단 사무국의 인원 충원이 과연 계획대로 진행될지도 알 수 없다. 현재의 조직 개편이 잘 운용되려면 꼭 필요한 인력인데 인력 수급에 대한 계획만 있고 확신은 없는 상황이라 불안할 수밖에 없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