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2세대 도예가로 손꼽히는 김현식 도예가의 오브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김현식 ‘묵상’.  산목미술관 제공

부산 해운대구 산목미술관은 오는 22일까지 김 도예가의 개인전을 열고 신작을 포함한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고 18일 밝혔다. 1979년에 도자기에 입문한 김 도예가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다수의 전시를 통해 이름을 알려왔다. 특히 자연과 생명이란 주제에 관심을 두고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품 대부분은 돌이 전면에 흐르거나 구름 새 목어 물고기 등 자연물을 형상화했다. 모두 한국 고유의 생활상과 관련된 물상이자 염원을 담은 친숙한 소재들이지만, 김 도예가는 낯선 결합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고 미적 가치를 더한다. 예를 들어 한 공간에 존재할 수 없는 물고기와 새를 함께 두는 등 초현실적이고 이질적인 광경을 연출하는 방식이다. 김 도예가는 “물에서만 사는 물고기, 물에서는 살 수 없는 새를 통해 극과 극의 생명체의 조화와 ‘새로운 세계를 꿈꾼다’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부 작품에는 고대 그리스에 기원을 둔 것으로 알려진 테라시질라타 기법을 사용했는데, 자유스러운 질감과 회화적 풍부함을 극대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도예가는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계가 위축되고 있고, 그중에서도 도예 분야는 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전시가 회화성 조각성 공예성을 모두 갖춘 도예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도예 문화를 확산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김 도예가는 다음 달 24일부터 30일까지 부산디자인진흥원에서 도예가로 살아온 지난 40년을 되짚어 보는 회고전을 연다.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