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립무용단 이정윤 감독이 연출
- 오디션으로 선발한 무용수 14명
- 내달 3~5일 기량 뽐낼 자리 마련
- 3D 입체 음향 최초 적용도 눈길

“춤은 제 삶의 목적이에요” “마음껏 춤을 추고 싶고, 잘하고 싶은 게 제일 고민이에요” (‘MOTI/어디로부터’ 연습실 인터뷰 영상 중)

다음 달 3~5일 선보일 부산문화회관 기획공연 ‘MOTI/어디로부터’ 연습 장면. 부산문화회관 제공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도 비상을 꿈꾸는 청년 예술가들의 ‘춤 랩소디’가 부산에서 펼쳐진다. 부산문화회관은 다음 달 3일부터 5일까지 대극장에서 자체 기획·제작공연 ‘MOTI/어디로부터’를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연출과 안무는 부산시립무용단의 이정윤 예술감독이 맡았다. 이 예술감독은 한국무용계의 간판스타로 활약한 부산 출신 무용수로, 지난해 8월부터 부산시립무용단을 이끌고 있다. 취임 이후 ‘소생 甦生’ ‘본색 本色’ 등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무대를 잇따라 선보인 터라, 새 작품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 예술감독이 준비하는 ‘MOTI/어디로부터’는 경상도 사투리 ‘모티(모퉁이)’와 영어 단어 ‘Motivation(동기)’에서 착안했다. 코로나19로 설 무대가 줄고 삶의 끄티(‘끝’의 경상도 사투리)로 내몰린 청년 예술가들에게 긍정적인 동기(Motivation)를 부여하고, 돌아 나올 기회(모티)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이 예술감독은 “지역 청년 예술가들에게 춤을 영위할 기회와 위안을 주고 싶었다”며 “작품에는 자신과의 싸움을 치러내는 젊은이들의 모습, 세상을 향한 외침 등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기획의도에서 드러나듯, 이번 작품에는 지역 청년 예술가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지난 5월부터 약 두 달간 오디션을 열어, 14명의 무용수를 최종 선발했다. 여기에는 부산시립무용단 단원들도 참여했는데, 모두 동일한 조건에서 오디션을 치렀다.

이 예술감독은 “이번 오디션은 경쟁하고 구분 짓기 위한 것이 아니라, (취지에) 좀 더 적합한 사람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다”며 “오디션 면담 과정에서 직접 들은 지역 예술계의 현실, 어려움 등에서도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지역 청년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더라도, 작품이 품은 함의는 보편적인 공감대로 전 세대를 아우른다. 이 예술감독은 “청년 예술가뿐만 아니라,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마음속에는 모티와 끄티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는 처음으로 ‘3D 입체 음향’으로 불리는 이머시브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무대 전면 프로시니엄 스피커에 더해 객석을 기준으로 360도 스피커를 배치해 무용수의 동작과 표현 방향을 음향적으로 강조한다.

설계와 운영에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시스템으로, 공연장을 찾으면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보다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무대를 즐길 수 있다. 입장료 R석 5만 원, S석 3만 원, A석 2만 원.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 문의 (051)607-6000.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