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2> 한국의 코미디는 어디로 가는가

우리의 웃음을 찾아서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1-10-13 19:55:17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가끔 넷플릭스 스탠딩 코미디를 찾아서 본다. 텅 빈 무대엔 마이크, 등받이 없는 의자, 생수 한 병이 놓여 있다. 코미디언이 등장하는 순간 갈채·환호가 폭발한다. 마이크를 쥔 코미디언은 틈틈이 생수로 목을 축이며 한 시간 동안 무대에서 홀로 이야기한다. 그게 직업이긴 하지만, 어쩜 저렇게 말을 잘할까. 매 번 감탄한다. 심지어 영어로 말이다. 이래도 괜찮나? 현행법상 문제가 없나? 이런 걱정도 될 정도로 거칠고 수위 높은 이야기도 나오지만, 별다른 사상자 없이 객석에선 폭소가 터진다. 생소하고 신기한 풍경이다. 한국 코미디언 유병재 박나래 이수근이 넷플릭스가 제작한 스탠딩 코미디에 도전했으나 몇몇 발언이 식상하게도 논란이 됐을 뿐 별 성과는 없었다.

공중파에서는 코미디의 상황이 더 심각하다. 한때 주말의 끝을 알리는 국민 알람 역할을 한 ‘개그콘서트’는 추억이 된 지 오래고, 아직 남은 코미디 프로그램도 사정은 나아 보이지 않는다. k-pop(케이팝) k-드라마가 세계를 휩쓰는데, k-코미디는 영 가망성이 없는 걸까? 한국 사람은 코미디를 싫어하나?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로맨스 스릴러 휴먼 드라마 액션 등 거의 모든 장르 영화·드라마에서 깨알 같은 코미디가 줄줄이 이어지지만, 어쩌면 한국에서 코미디란 맛깔스런 양념이나 반찬 정도로 여겨질 뿐 메인 요리로 인정받지 못하는 인상이다.

웃기는 사람을 만만하거나 우습게 보는 시선이 분명 있는 것 같다. 비슷한 실수를 해도, 영화배우, 뮤지션, 아이돌보다 코미디언은 더 가혹하게 비난받는 느낌이다. 과장과 허풍, 조롱을 업으로 삼는 코미디언의 직업 특성상 논란 대상이 되기 십상이다. 코미디언이 풍자하고 조롱하는 세상은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다른 별개의 딴 세상이 아니다. 세상은 무균실이 아닌데, 누구 하나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게 조심조심 웃겨보라니, 이 땅 코미디언들도 참 힘들다.

때론 비난을 위한 비난을 위해 지금도 어딘가에서 남모르게 열심히 누군가를 헐뜯으려 노력하는 이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누군가 포복절도케 한 적이 있긴 한가? 이 시국에, 아니 점점 웃을 일 없는 이런 시국이니 누군가는 웃겨야 할 게 아닌가? 웃기는 이들을 헐뜯는 이들은 대부분 웃기지도 않는 이들인 것 같다. 이게 내 결론이다. 작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찐尹’ PK 총선 출마설…국힘 현역들 예의주시
  2. 2‘분양가 인상’ 계산기 두드리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3. 3임기 시작되자 자기 임금부터 올리는 기초의회
  4. 4승학터널, 2024년초 착공…엑스포 전인 2029년 개통
  5. 5산업은행, 부산이전 준비단 발족
  6. 629일 지면 5강 희망 끝…푹 쉰 롯데, KIA 잡아라
  7. 7근교산&그너머 <1299> 산청 보암산~수리봉
  8. 8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상> 주민자치 새로운 실험
  9. 9영화 선정하고 채팅·치맥 관람까지…BIFF 주인공은 “나야 나”
  10. 10[사설] 엑스포 맞춰 다져가는 동남권 광역급행 신교통 체계
  1. 1‘찐尹’ PK 총선 출마설…국힘 현역들 예의주시
  2. 2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상> 주민자치 새로운 실험
  3. 3주민이 지자체 조직 설계하는 ‘구성 자치권’ 논의 지지부진
  4. 4“기업하기 좋은 부산 위해 규제혁신 앞장설 것”
  5. 5북한, 사흘 만에 또 탄도미사일 도발(종합)
  6. 6美 시장 권한 분산하는 개혁 추진…日 단체장 견제 행정위원회 운영
  7. 7이재명,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개헌 특위 구성 제안
  8. 8'물고기 다니는 길' 부산 어도 26%만 정상
  9. 9김혜경 씨 법카 유용 의혹 연루 배 씨 첫 재판 다음달 18일
  10. 10尹 '뉴욕 비전' 선포..."AI 세계 3위, 데이터시장 배 성장" 약속
  1. 1‘분양가 인상’ 계산기 두드리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2. 2산업은행, 부산이전 준비단 발족
  3. 3증시도 환율도 ‘검은 수요일’ 비명
  4. 4한국 대표산업, 석유화학 → IT·전기전자
  5. 5주가지수- 2022냔 9월 28일
  6. 6그린데이터센터(에코델타시티 내) 입주기업 줄섰다…수도권 포화 반사이익
  7. 7대우조선 다음 민영화는 누구?...최대 실적 HMM 될까?
  8. 8르노 부산공장 XM3 20만대 생산 ‘재도약 가속페달’(종합)
  9. 9올해 1~7월 부산인구 8000명 자연감소…전년比 2배↑
  10. 10이마트 사상점 19년 만에 대대적 리뉴얼 "서부산권 상권 변화 대응"
  1. 1임기 시작되자 자기 임금부터 올리는 기초의회
  2. 2승학터널, 2024년초 착공…엑스포 전인 2029년 개통
  3. 3위기가정 긴급 지원 <21> 직장암 투병 김영민 씨
  4. 4오늘의 날씨- 2022년 9월 29일
  5. 5통영 장사도·욕지도, 거제 내도, 사천 월등도 ‘찾고싶은 가을 섬’ 선정
  6. 6롯데百 광복점 임시사용 기간 1년 연장
  7. 7부산판 여가부 폐지? 여성가족원 재편안에 시민사회 반발
  8. 8수영구 위탁 시설, 3년째 범죄 경력 조회 않고 채용
  9. 9청년 못잖은 신중년 구직열기… 부산 일자리 한마당 북적
  10. 102030부산엑스포 유치, 미국 마이애미도 힘 보탠다
  1. 129일 지면 5강 희망 끝…푹 쉰 롯데, KIA 잡아라
  2. 2벤투 ‘SON톱+더블 볼란치’ 카드, 본선서 ‘플랜A’ 될까
  3. 32022 전국체전 금메달 기대주 <3> 사이클 이혜진
  4. 4본선 상대 우루과이·가나 나란히 승전보
  5. 5LIV 시즌 최종전 총상금 715억 ‘돈잔치’
  6. 6“월드컵 우승 아르헨티나…한국은 조별 탈락”
  7. 7한발 더 앞서간 이의리, 김진욱의 시간은 올까
  8. 8우승 2억7000만 원…KLPGA 상금왕 판도 가를 빅매치 온다
  9. 92022 전국체전 금메달 기대주 <2> 사격 김장미
  10. 10LPGA 10개 대회 연속 무관…한국 선수들 우승가뭄 해소할까
우리은행
부산형 오페라하우스 만들자
풀어야 할 과제는
최원준의 음식 사람
백두대간 송이버섯
문화현장 톡톡 [전체보기]
예술로 승화시킨 동물의 세계…라이온킹, 이유있는 1억 관객몰이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관용 가치 입힌 독서와 토론 外
기억, 사랑으로 채울 수 있어요 外
서상균의 그림으로 책 보기 [전체보기]
인간의 순리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어린이를 위한 ‘진짜’ 놀이터
청력 잃고 겪게 된 차별의 벽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가로등 /전용신
초원은 말한다-사자 /설상수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은빈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공조2: 인터내셔날’의 현빈
‘비상선언’ 이병헌·송강호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건강한 모습으로 연기하는 안성기를 기다리며
한국 영화 대표로 아카데미 가는 ‘헤어질 결심’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치솟는 영화 표값 타당한가
'군함도 감독판' 길이가 아닌 완성도 높은 감독판을 허하라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9월 29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9월 28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미역수염 첫 번째 정규앨범 ‘Bombora’
뉴진스( NewJeans)를 들으며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2년 9월 29일(음력 9월 4일)
오늘의 운세- 2022년 9월 28일(음력 9월 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최익현이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자 쓴 글
신라 때 혜초 스님이 천축국에서 고향을 그리며 읊은 시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