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관 개인전 ‘각진 원형’ 찾아
- 과학·수학적 사고의 폭 넓히고
- ‘정훈이 만화’展 즉석사진 찰칵

- 광대들의 넌버벌극 ‘더 클라운’
- 유쾌한 어린이용 뮤지컬 ‘캣츠’
- 아동문학페스티벌까지 풍성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잃어버린 소중한 일상이 조금씩 우리 곁으로 돌아오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에 이어 실외 마스크 착용이 완화되면서 각종 모임과 행사도 속속 재개하는 모습이다. 5일 어린이날이 100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팬데믹 때문에 축소했던 어린이날 행사가 올해는 더욱 풍성하게 마련됐다.

가족 뮤지컬 ‘더 클라운’. 금정문화회관 제공

■ 도형으로 탐구하는 사람과 사회

각진 원형. 이 형용모순은 무엇일까. 작품 ‘선의 수가 소수로 이루어진 정다각형들의 이상’을 보자. 여기서 보여주는 12개의 도형은 그 변의 수가 ‘소수’인 정다각형이다. 소수란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눌 수 있는 수로, 3 5 7 11 등이다. 작가는 마치 칠교판처럼 도형을 조각내 다시 조합하는 방법으로 다음 높은 수의 다각형을 만드는 방식을 반복해 점차 변형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가령 삼각형을 조각 나누고 재배열해 오각형을 만들고, 다시 오각형을 같은 방법으로 칠각형을 만드는 식이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정다각형은 점차 원에 가까운 형태가 된다. 도형을 자르고 붙이며 원에 가깝게 변화시키는 과정을 작품화하는 작가 김용관의 개인전 ‘각진 원형: 김용관’이 부산시립미술관 지하 1층 어린이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도형의 변주를 통해 사람과 사회의 관계를 읽어내는 작가의 신작 26점이 소개된다. 작가는 과학과 수학적 사고 체계를 응용한 다양한 시도와 접근을 통해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김용관의 ‘각진 원형(4-8)’.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각진 원형’ 시리즈는 평면과 입체작품으로 선보인다. ‘각진 원형(4-8)’은 사각형을 팔각형으로 만드는 작품. 사각형을 세 종류의 모양, 열 두 개 조각으로 나눈 뒤 다르게 배치해 팔각형을 만든다. 입체작품은 관찰자가 바라보는 면이 사각형에서 팔각형이 되도록 재조합한 설치물이다. 각진 원형 라운지엔 아이들이 직접 각진 원형(4-8)을 체험해볼 수 있는 모듈형 테이블과 팔각형 모양의 도구함을 마련해 놨다. 회전하는 시계를 본뜬 다각형 애니메이션 ‘변의 수가 12의 약수인 도형들로 이루어진 시계(6배속)’도 흥미롭다.

김용관의 ‘변의 수가 12의 약수인 도형들로 이루어진 시계’.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여기서 도형은 단순히 과학적 수학적 사고체계를 훈련하는 도구만은 아니다. 작가는 현실의 모습을 각진 도형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이상적인 세상을 원형에 가까운 도형으로 표현하고 있다. 도형의 물리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습이나 나와 타인의 관계성 등 추상적 차원의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함이다. 이곳 라운지에선 교육 프로그램과 전시 연계 워크북도 제공된다. 전시는 내년 3월 26일까지.

■ 넌버벌부터 어린이용 ‘캣츠’까지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뮤지컬도 마련됐다. 오는 5일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에서는 극단 벼랑끝날다의 ‘더 클라운(The Clown·광대)’이 공연된다. 마임, 마술 등 대사 없이 몸짓만으로 진행하는 ‘넌버벌극’이다. 각양각색의 독특한 캐릭터를 자랑하는 빨간 코 광대들이 등장해 가족 사랑 자유 상상 등 4가지 주제를 통해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어린이 공연 예술축제인 ‘2021 아시테지 겨울축제’에서 특별상을 받은 작품이다.

영화의전당 라이브러리(더블콘 3층)에서는 어린이날을 맞아 5일 하루 동안 ‘정훈이만화, 영화와 뒹굴뒹굴 25년’ 전시를 관람하는 이용자에게 즉석사진을 찍어준다. 전시는 7일까지 열린다.

영도문화예술문화회관 봉래홀에서는 ‘원더의 공룡대모험’이 오는 7일 무대에 오른다. 공룡을 만나고 싶었던 마술사 원더가 오랜 연구 끝에 6550만 년 전 공룡이 살던 석기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움직이는 공룡 모형이 등장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마술과 드로잉, 레이저 등 여러 장르가 융복합된 공연이다.

7일 해운대문화회관 해운홀에서는 ‘리틀 고양이’가 상연된다. 길거리에 버려진 고양이들이 1년에 한 번 열리는 고양이들의 축제 ‘젤리클 축제’에서 ‘젤리클 고양이’로 뽑히기 위해 모인다. 사연도, 성향도 제각각인 고양이들이 ‘젤리클 고양이’가 되기 위해 서로 다투고 웃고 운다. 뮤지컬 ‘캣츠’를 어린이용으로 밝고 유쾌하게 재해석했다.

■ 지역작가와 함께 책읽기 글쓰기

동시 동요 동화 인형극 등 다채로운 아동 문학을 즐길 수 있는 문학 행사도 진행된다. 부산아동문학인협회는 5일 부산진구 어린이창의교육관(구 어린이회관)에서 ‘부산아동문학페스티벌’을 연다. 동화동시화 만들기, 동시 낭송, 도와줘요 책읽기, 궁금해요 글쓰기 등 ‘신나게 놀자’와 ‘책과 놀자’ 시간으로 나눠 아이들이 문학을 가까이 할 수 있는 자리로 꾸며진다. 이날 협회는 ‘부산아동문학의 날’ 선포식도 가질 예정이다.

부산진구 영광도서에서도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다. 영광도서, JJbooks가 함께 여는 이번 행사에는 고은별 김춘남 구옥순 허명남 문영훈 등 지역 문인이 참여한다. 동요 부르기, 방정환 선생 이야기, 마리오네트 인형, 비추미 인형극 등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참가자 모두에게는 문인들의 자작시로 만든 책갈피를 선물한다.

◇ 가족·어린이 공연과 전시 공연명 날짜·시간 장소 입장료 문의 옛날 옛적에 4일 오후 7시30분, 5일 오전 10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1만~2만 원 (051)607-6000 어린이 국악극 ‘인어공주 황옥’ 5~7일 오후 3시(7일 오전 11시 추가)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 1만 원 (051)811-0114 라이온킹 인터내셔널 투어 8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공휴일 오후 2·7시 드림씨어터 VIP석 18만 원 ~B석 7만 원 1577-3363 그림자극 ‘비발디의 사계’ 6일까지 오전 11시, 오후 2시 부산문화회관 사랑채극장 2만 원 (051)607-6000 더 클라운 오후 2시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 2만 원 (051)519-5661 리틀 고양이 6, 7일 오전 11시, 오후 1시30분, 4시 해운대문화회관 해운홀 3만5000원 070-4045-2302 원더의 공룡대모험 7일 오후 1·4시 영도문화예술회관 봉래홀 2만 원 (051)419-5571 정훈이만화, 영화와 뒹굴뒹굴 25년 7일까지 영화의전당 라이브러리 3층 무료 (051)780-6000 각진 원형:김용관 내년 3월 26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 어린이갤러리 무료 (051)744-2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