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달라지는 부모의 걸음걸이를 보며 생각한다. 내 다리와 허리도 언젠가 늙어서 걸음걸이로는 나의 건재함을 말할 수 없는 날이 오겠지.” 책 속 한 구절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나이 듦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한 젊은이들을 향해 “너희들은 안 늙을 것 같으냐”고 씁쓸해하는 어르신들 표정도 떠오른다.

‘어느 날, 마녀가 된 엄마’는 어느 날, 코로나19 확진자가 된 엄마를 돌보며 써내려간 돌봄일지이다. 동시에 건강에 대한 불안과 편견에서 우리 몸과 마음을 단련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글이출판의 ‘심신단련’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다.

저자는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서 감추고 있던 질병과 노년에 대한 편견과 불안을 드러나게 하는 기폭제였을 뿐”이라고 말한다. 확진자가 된 엄마의 일거수일투족이 동네 사람에게 감시당하다시피 된 일, ‘완치자’라고 하지만 엄마는 후유증을 겪으며 여전히 이름 모를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회복자’라는 현실 등을 담담히 진술했다. 할머니가 되어도 당당히 살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도 담았다. 한 사람의 사적인 상실과 회복의 감정을 다루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