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인비 등 4인 골프 2연패 도전
- 근대5종 전웅태 메달 후보 부상
- 여자 경륜 세계랭킹 1위 이혜진
- 케냐 출신 오주한 마라톤 金 노려

2020 도쿄올림픽이 어느새 종반부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마지막을 뜨겁게 달굴 태극전사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세계를 호령하는 한국 여자 골프 4총사가 드디어 총출동하고 근대5종과 사이클, 가라테는 한국 첫 메달 획득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케냐에서 귀화한 마라토너 오주한은 폐막일까지 금빛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여자 골프, 근대5종, 마라톤 등 도쿄올림픽 종반부를 뜨겁게 달굴 태극전사의 활약이 기대된다. 위쪽 사진 왼쪽부터 박인비 고진영 김세영 김효주(이상 골프), 아래 사진 왼쪽부터 전웅태 김세희(이상 근대5종), 이혜진(트랙 사이클), 박희준(가라테), 오주한(마라톤). 국제신문 DB

■박인비 올림픽 2연패 시동

박인비(33·KB금융그룹) 김세영(28·메디힐) 고진영(26·슬레어) 김효주(26·롯데)로 이뤄진 한국 여자 골프 대표팀은 4일 오전 7시30분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여자 골프 1라운드를 시작한다. 세계랭킹 상위권에 포진한 한국 여자 골프는 이번 대회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다. 2016년 리우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박인비는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리우 메달리스트들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 여자 골프 1라운드 조 편성을 보면 박인비는 리디아 고(뉴질랜드·은메달), 펑산산(중국·동메달)과 묶였다.

고진영(세계랭킹 2위) 김세영(4위) 김효주(6위)는 박인비와 드림팀을 이뤄 한국의 타이틀 방어에 힘을 보탠다. 고진영은 1위 넬리 코르다(미국)와 같은 조에 편성돼 세계랭킹 1·2위 간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김세영은 대니엘 강(미국) 해나 그린(호주)과, 김효주는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와 한 조에 들어갔다. 톱 랭커가 대거 결장한 남자부와 달리 여자부에는 현재 ‘톱3’인 코르다 고진영 박인비를 비롯해 세계랭킹 20위 이내 선수 중 16명이 출동해 나흘간 진정한 강자를 가린다.

■근대5종 아시아新 나올까

근대5종은 5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모리 스포츠 플라자에서 열리는 펜싱 랭킹 라운드를 시작으로 열전에 돌입한다. 한국은 남자부 정진화(32·LH) 전웅태(26·광주시청), 여자부 김세희(26·BNK저축은행) 김선우(26·경기도청)가 한국 올림픽 첫 메달에 도전한다.

근대5종은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을 한 명의 선수가 모두 소화해 최고의 ‘만능 스포츠맨’을 가리는 경기다. 펜싱은 에페, 수영은 자유형 200ｍ, 승마는 장애물 비월로 치른다. 육상과 사격을 함께 치르는 복합 경기(레이저 런)에서는 레이저 권총으로 10ｍ 거리의 표적에 사격하고, 800ｍ를 달리는 과정을 4차례 반복한다. 남녀부 종목별 경기는 오는 6, 7일 이어진다. 근대5종에서 아시아 선수가 입상한 건 2012 런던 대회에서 중국의 차오중룽(남자 개인전 은메달)이 유일하다. 한국은 1996 애틀랜타 김미섭, 2012 런던 정진화가 각각 기록한 11위가 역대 최고 성적이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 레이저 런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고도 다른 종목 순위가 따라주지 못해 최종 19위에 그쳤던 전웅태는 2018년 국제근대5종연맹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우승하고 같은 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개인전 정상을 차지하는 등 세계랭킹 1위로 시즌을 마쳐 이번 대회 유력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2019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우승한 여자부 김세희도 상위권 성적에 도전한다.

■비인기 설움 딛는 사이클·가라테

트랙 사이클 경기 유일한 한국 선수인 이혜진(29·부산지방공단스포원)은 4, 5일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벨로드롬에서 열리는 여자 경륜에 출전한다. 이혜진은 지난해 세계트랙사이클선수권 은메달을 획득하고 여자경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그는 한국에 사이클을 널리 알리겠다는 각오로 힘찬 페달을 밟는다.

부산대를 나온 가라테 박희준(27)은 ‘비인기 종목’ 설움을 딛고 종주국 일본에서 태극기를 휘날릴 준비를 마쳤다. 초중고·대학부는 물론 실업팀도 없는 한국 가라테가 올림픽 무대를 밟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박희준이 지난 6월 열린 도쿄올림픽 최종 예선 남자 가타에서 동메달로 출전권을 따내며 반전을 예고했다. 박희준은 오는 6일 오전 10시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가라테 남자 가타 엘리미네이션 라운드 A조 경기를 시작으로 새 역사를 향한 첫발을 뗀다.

‘한국 점퍼’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이 쏘아 올린 육상 열기는 필드에서 레이스로 옮겨간다. 그중 한국 마라톤의 부활을 노리는 오주한(33·청양군청)이 눈길을 끈다. 케냐 출신인 오주한은 2018년 9월 한국으로 귀화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의 개인 최고 기록은 2시간05분13초. 국가별 출전 제한 때문에 ‘마라톤 강국’ 케냐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3명씩만 출전할 수 있는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오주한의 경쟁력은 더 높다. 오주한은 오는 8일 오전 7시부터 ‘한국 마라톤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홋카이도 삿포로를 달린다.

김미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