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중 체력 부담 덜어줄 새 백업
- 서튼 감독 “불독 같은 정신력 확인”

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에 ‘백업 마무리’가 등장했다. 프로 2년 차 최준용(사진)은 9회에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여 데뷔 후 첫 세이브를 기록한 것은 물론 상대 타자의 방망이를 두 차례나 부러뜨려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9회초. 롯데가 4 대 2로 앞선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김원중이 아닌 중간계투 최준용이었다. 상대팀 두산에는 강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전날 만루홈런을 포함, 전타석 안타를 때려낸 양석환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김원중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다. 경미한 가슴통증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미숙한 마무리를 올려 경기가 뒤집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최준용은 묵직하고 빠른 최고 시속 151㎞ 직구로 이를 잠재웠다. 선두타자 페르난데스는 2루수 땅볼로 가볍게 처리했다. 양석환에게 투수 강습 내야 안타를 맞아 충격을 입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박계범을 3구 삼진으로 처리한 뒤, 허경민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해 9회를 끝냈다. 특히 양석환과 허경민의 방망이를 부러뜨릴 정도로 막강한 구위를 뽐냈다.

최준용의 최종 목표는 마무리투수다. 2군 퓨처스리그에서는 마무리 투수로 뛰었다. 올해 스프링캠프 때도 “마무리 투수는 내 최종 목표이자 꿈이다. 먼 미래에는 롯데 마무리 투수가 돼 우승할 때 제일 마지막에 던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입단 때 롯데에서 통산 271세이브를 올린 손승락을 롤모델로 꼽기도 했다. 최준용은 29일 경기를 떠올리며 “신인의 마음으로 던졌다. 임시로 등판한 일일 마무리 투수였지만, 앞으로도 잊히지 않을 것 같은 날”이라고 돌아봤다.

최준용은 마무리로 자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렇지만 김원중은 여전히 건재하다. 올 시즌 롯데 마무리투수로 3승 3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에 포수 안중렬을 만나면서는 제구와 구위가 한 단계 올라선 모습이다. 7경기에서 7이닝을 소화해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총 6세이브를 올렸다.

롯데는 9월에만 더블헤더를 3차례나 앞두고 있어 백업 마무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예고된 경기 일정도 빡빡해 김원중에게만 마무리를 맡기기엔 체력적으로 버거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런 시점에 백업 마무리 최준용의 등장은 롯데에 천군만마와 같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31일 “최준용이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불독과 같은 강한 정신력과 온몸으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특히 어린 선수가 마운드에서 그런 상황을 경험하는 건 성장에 아주 좋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최준용의 마무리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말을 아꼈다. 그는 “불펜은 등판 시점을 특정하기보다는 상대 타선에 맞춰 적절한 선수를 올리는 쪽으로 활용하려 한다. 부상이 있을 때 여러 선수를 자유롭게 마운드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