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 3·4 쿼터 붕괴 모습 극복
- 자신감 생겨 다른 팀 ‘긴장 모드’
- 내일 우리은행과 원정 리턴 매치

3라운드 들어 분위기 반전에 나섰던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 썸이 주전들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강팀 아산 우리은행을 잡으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주전 김한별과 강아정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위기를 맞은 BNK는 3라운드 들어 이번 시즌 전체 4승(11패) 가운데 3승을 수확했다.

지난 1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 농구 BNK 썸과 우리은행의 경기에서 BNK 선수들이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채 코트를 지켜보고 있는 김한별(왼쪽)과 강아정. WKBL 제공

BNK는 15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우리은행을 55-54로 따돌렸다.

이번 시즌 들어 우리은행을 상대로 거둔 첫 승이다. 1라운드 58-88 패배, 2라운드 54-86 패배 등 30점 차이의 완패를 두 차례 당했지만 3라운드 대결에서는 끈질긴 승부 끝에 승리를 거뒀다.

김한별과 강아정이 각각 무릎과 발목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거둔 승리여서 의미가 크다. 안혜지 이소희 진안의 삼각편대에 김진영 이민지 노현지 김희진이 양념처럼 가세해 강한 트랜지션과 많은 활동량으로 승부를 걸었다.

초반 열세를 보이던 BNK가 1쿼터 중반 9-12에서 진안 김진영 안혜지가 내리 11점을 합작해내며 20-12로 전세를 완전히 뒤집고 분위기를 주도했다.

우리은행은 3쿼터 중반 박혜진의 3점 슛과 김소니아의 3점 플레이로 35-35 균형을 이뤘지만 시즌 초반과 달라진 BNK는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3쿼터를 마쳤을 땐 44-41로 근소하게 앞섰다.

4쿼터에도 리드를 내주지 않던 BNK는 종료 4분 50초 전 노현지의 3점 플레이로 55-49를 만든 뒤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으나 승리를 지켜냈다. 시즌 초반 3,4쿼터에서 급격하게 무너지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BNK의 변화는 지난 6일 독보적인 선두 KB 스타스와의 경기에서 이미 확인됐다. 82-85로 석패했지만, 달라진 팀 워크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KB 김완수 감독도 이날 경기 후 “BNK가 무서울 게 없는 팀이라는 게 느껴진다. 자신감이 커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BNK가 김한별과 강이정 없이 강팀을 잡는 저력을 발휘하기는 했지만 강팀과의 연전이라는 시험대를 앞두고 있다. 오는 18일 우리은행과 원정 리턴 매치를 갖는데 이어 20일에는 선두 KB 스타즈와 맞붙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박정은 감독은 “(부상으로 빠진) 김한별이 3라운드에 들어 중심을 잡아주면서 팀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비록 김한별과 강아정이 없지만 어린 선수들이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며 “후배들이 선배에게 의존하지 않고 패기 있게 부딪히는 모습이 나오길 바라고 있다. 그렇게 준비했고 자기 역할을 알아가는 모습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