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기 중 주선율을 맡는 악기는 피리다. 이것을 서양음악 작곡가와 클래식 연주자들이 협연해 재조명하는 무대가 마련된다.

독주회 여는 피리연주자 김지윤.

김지윤 피리독주회 ‘세계의 유산’이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챔버홀에서 열린다. 이번 무대를 위해 부산의 중견작곡가 백현주, 부산시향단원 황선영, 차세대 작곡가 노재봉이 작곡을 맡았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리랑 판소리 가곡 연등회 제주 해녀문화를 모티브로 한 현대음악 곡들이 초연될 예정이다. 또한 피아니스트 이진성, 하피스트 김영립, 클라리네티스트 유지훈, 소리꾼 김미진이 함께한다.

첫 곡 ‘영천아리랑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지역의 중견작곡가 백현주의 작품이다. 변주곡이라는 서양음악의 대표적인 형식을 장구장단의 변주로 응용해 영천아리랑 선율을 중중모리 중모리 엇모리 세마치 동살풀이 등의 여러 장단으로 연주한다. 이어지는 피리와 피아노를 위한 ‘연’은 노재봉 작품으로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연등회’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작곡가는 고려시대 어느 밤 열렸던 연등회의 모습을 떠올리며 연등들이 하나 둘 씩 모였다 흩어지는 이미지를 곡에 담았다. 다음 곡인 구음, 피리 그리고 하프를 위한 판은 명창의 구음(口音)을 악기로 다루어 쓴 곡이다.마지막 곡인 ‘숨비소리’는 피리와 클라리넷, 피아노와 함께 한다. 제주 해녀공동체 안에서 이어져온 문화를 곡에 담으면서 풍요와 안전을 기원하는 잠수굿, 해녀노래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균일 1만 원. (051)744-5716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