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스위트 홈’ 등 전 세계적으로 K-드라마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물에 익숙하다면 아마도 영상 콘텐츠와 함께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즐기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확산을 가속화시켰고, 화상앱(Zoom)을 활용한 영상회의나 ‘홈트’ ‘홈오피스’ ‘배달·소비문화’ 같은 불과 1년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을 많은 변화를 일상생활에 가져왔다. 언택트(Untact)의 일상화와 4차 산업혁명 가속화가 맞물리면서 기업들의 생존방식도 기술뿐만 아니라 제조·유통, 조직문화, 인력까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해법을 요구한다. 이른 바 ‘뉴 노멀(New Normal)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래다.

기업들은 재택근무 확대로 각자에 맞는 비대면 협업 방식을 개발하는가 하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혁신기술을 활용해 제품의 편의성과 활용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의 새로운 수요에도 신속히 대응하며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예를 들어, 대형 가전업체들은 TV나 냉장고·청소기 등의 가전제품에 진화한 IoT를 연결하고 AI를 탑재해 코로나19로 더욱 중요해진 집안 일상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가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대면 소비 감소와 온라인 쇼핑 성장 추세에 대응해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폐점하는 대신 물류창고화하여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오프라인에서 찾아가는 ‘O2O(Online to Offline)’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앞서 얘기한 넷플릭스는 1997년 DVD 대여점으로 시작해 20년 만에 시가총액 2400억 달러에 이르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초고속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자체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적극적 투자뿐만 아니라 성과중심의 창의적 아이디어 발현이 가능한 조직관리와 인재육성이 양질의 콘텐츠 개발을 성공시켰다고 평가한다. 넷플릭스의 성공으로 다양한 후발 참여업체들이 시장과 생태계를 형성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지고 있다. 뉴 노멀 시대의 경쟁력은 결국 고객의 새로운 니즈를 파악해 서비스 품질을 제고하는 데 있다. 이런 기업 사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공공서비스 부문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캠코 역시 뉴 노멀 시대 새로운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재택근무의 전면 확대, 영상회의, 온라인 타운홀 미팅까지 일과 소통 방식에서는 이미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고객서비스에서도 금융취약계층 재기 지원 강화를 위해 서류 없이(paperless) 1시간 이내 채무조정 서비스가 이루어지도록 ‘빅데이터를 활용한 국민 맞춤형 채무조정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했으며, 24시간 온비드 상담을 위해 새롭게 시작한 AI 챗봇 ‘온다비’를 통해 기존 고객센터 상담건수가 66%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현지 출장이 아니면 불가능 했던 해외 컨설팅과 지식전수사업(KSP)도 영상시스템(K-STUDIO)을 통해 ‘New KSP’를 이끌어가고 있다.

올해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여는 뉴 노멀 선도형 조직으로 전환도 준비 중이다. 경제위기마다 정책 과제를 수행하는 캠코는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환경에 맞춰 유연성을 높인 ‘애자일(Agile) 조직’을 활성화하고, 빅데이터 코딩 AI 등 디지털 전문교육 확대로 사업 디지털화와 더불어 디지털 인재 양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전 사업 영역에서 고유의 업(業)과 연계한 포용금융 지원 사업을 확대해 부산지역의 경제 활력 회복에 기여하고자 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 코로나19 피해 업종에 유동성을 신속하게 공급하고 채무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고용 충격 방지를 위해 지역 인재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할 ‘부산 청년창업허브’ 조성, ‘부산 사회적경제기업을 위한 기금(BEF)’ 운용, 부산남구복합청사 개발 본격화에 이르기까지 지역 민생안정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Yuval Harari)는 요즘 시기를 ‘역사적인 웜홀(wormhole,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가상의 개념)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코로나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회·경제 질서 속에 놓이게 된다는 의미이다. 무엇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중대한 기로에 있는 지금, 뉴 노멀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혁신DNA’가 아닐까 생각한다.

신축년도 녹록지 않겠지만, 힘든 일을 이겨내는 우직한 소의 기운을 받고 모든 경제주체들이 힘을 합쳐 뉴 노멀 시대를 슬기롭게 준비해서 코로나라는 긴 터널의 끝을 지나 희망찬 일상을 되찾아 가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