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1인당 연간 수산물 섭취량은 68㎏,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세계 1위이다. 주식인 쌀보다 더 많은 섭취를 하며 인간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수산물이 담당하고 있다. 수산선진국으로 알려진 노르웨이, 일본보다 더 많은 수산물을 섭취하는 우리 국민에게서 보듯 수산물은 우리가 가장 즐겨 찾는 먹거리이다.

하지만 지난 4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이 각종 매체를 통해 보도되면서 우리 국민의 여론이 급속히 악화했다. 게다가 오염수 방류를 절대 반대하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방류를 저지해야 할 정부가 조건부 허용이라는 초기 대책까지 발표하자 얼마 전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6명이 수산물 소비를 줄였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민 10명 중 9명이 앞으로 수산물 소비를 줄이겠다고 했으며, 일본산 수입 수산물에 대한 정부의 안전성 검사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코로나 19사태로 인해 모든 산업이 위축되고 있는 현시점에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 바로 수산업이다. 하지만 2년 뒤 방류가 시작되면 그 피해가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일본이 오염수 내 방사성 물질을 기준치 이하로 낮춰서 방류하여 안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펼치지만 100만ｔ이 넘는 오염수가 40여 년에 걸쳐 방류된다면 우리 해양생태계에, 더 나아가 전 세계 사람들의 인체와 인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일본정부의 입장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는 일본의 단독 문제가 아니라 전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있으므로 국가 차원에서 강력히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일본의 계획대로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낸다고 가정하면 100만ｔ을 희석하는데 깨끗한 물 8억ｔ과 17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오염수를 방류했을 때 후쿠시마 해안에만 머물지 않고 먼 바다로 퍼진다는 것이다. 독일의 헬름홀츠 해양연구소의 연구결과를 보면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면 불과 200일 만에 제주도 해역에, 280일 만에 동해 앞바다에 도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미 우리나라 지자체와 시민단체 등에서 원전 오염수 방류를 절대 반대하고 있으며 일본 내에서도 오염수 해양방류 반대 의견이 훨씬 높다고 하니 일본은 지금이라도 당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

특히 수산업계는 생산과 유통, 소비는 물론 어촌 붕괴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커 오염수의 해양방류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취하고 있다. 최근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국제적 관행이라는 이유로 해양방류를 지지하고 있다지만, IAEA의 예산분담률에 있어 일본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높으며 전임 사무총장이 일본인이었다는 것을 본다면 왜 전 세계가 반대하는 방류 결정을 지지하는지 알 수 있을 것같다.

정부는 우리 수산업자들이 이번 사태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적극적인 지원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선 정부에게 모든 일본산 수입 수산물 안전검사 실시 ▷오염수 방류 시 수입 금지 ▷방사능 검사를 위한 전문기관 설립 ▷국제사회와 협조를 통한 공동대응 ▷어민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지원책 마련 등을 신속하게 할 것을 촉구한다.

한국은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이므로 정부 차원에서 오염수를 방류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또한 오염수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앞으로의 모든 과정들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국민의 안전과 인권, 해양생태계 보전이라는 첫 번째 목적을 가지고 실제로 방류하기 전까지 과학적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수산업은 일차 산업으로 노동강도가 강하고 위험하다는 인식으로 인해 청년층들이 기피하는 업종이다. 여기에 원전 문제까지 더한다면 수산업에 더는 희망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2년의 세월이 남아있다. 정부는 남은 기간 내에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여 수산물 소비 감소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며 장기적으로 국내산 수산물의 소비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