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해외관광이 막히면서 국내 관광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제주도와 동해 등 국내 유명관광지는 관광객으로 넘쳐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관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자체들의 관광 마케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유명 관광 명소를 홍보하기보다는 숨겨진 언택트 관광지를 발굴해 ‘힐링 장소’를 소개하는 방향으로 홍보 전략을 수정하는 것이다. 코로나19시대 여행 트렌드에 맞춰 전남 신안군과 경남 통영시 등 섬이 많은 지자체는 섬 힐링 해양레저와 연계한 관광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570여 개의 섬을 가진 통영시는 섬이 많은 지리적 환경을 살려 섬 관광으로 안전은 물론 아름다운 한려수도의 풍광을 집중 홍보하는 중이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1004개의 섬을 가진 신안군은 섬마다 특색있는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언택트 시대 새로운 관광문화를 이끌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랫동안 사람의 간섭이 없었던 무인도서는 생태계 보전가치가 높고, 해양영토 수호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무인도서를 관리하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2009년 ‘무인도서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무인도서를 보전 무인도서와 이용 및 개발가능 무인도서로 구분하여 관리하고 있다.

보전무인도서는 출입제한과 훼손행위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데, 보전무인도서 중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무인도서는 절대보전무인도서로 분류하고 아예 출입도 금지한다. 그러다 보니 카약·카누, 스노클링, 수산물 채취, 트레킹 등 레저활동도 이용 및 개발가능 무인도서와 그 주변해역에서만 허용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낚시 인구는 2005년 573만 명에서 2016년에 767만 명으로 증가했고, 그 중 무인도서 주변해역에서 이루어지는 낚시인구는 전체의 58%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법으로 출입이 금지된 절대보전무인도서 주변해역에서의 낚시행위도 많다는 것이다. 법과 현실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다.

무인도서 특히 보전무인도서로 지정된 곳은 우수한 생태환경,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깨끗한 해변으로 해양관광자원으로서 잠재적 가치가 크다. 최근 모 방송국의 예능프로그램에서 무인도에서 연예인 절친들이 자급자족 생활을 하는 장면이 방영되면서 무인도서 여행, 캠핑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출입 제한 등 지나친 보전 위주의 규제로 무인도서의 이용이나 개발에 제약이 많다.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시대의 관광트렌드 변화에 맞게 무인도서도 생태계 및 자연경관가치는 보전하면서 해양관광 등 이용은 활성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생태·자연경관이 우수한 보전무인도서는 생태계나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필요한 시기를 제외하고는 출입금지를 풀어 생태관광지로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산책로, 공중보건시설, 선박 계류시설 등 생태관광을 위한 최소한의 시설 설치도 허용돼야 한다. 무인도서와 주변해역에서는 양식이나 낚시, 스킨스쿠버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낚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보전무인도서 주변해역에서의 낚시행위도 허용돼야 한다.

현재 이용가능 무인도서는 해양레저활동, 관람목적 탐방이나 생태교육, 여가활동으로 하는 동식물 포획 및 채취 등 일부 행위만 허용된다. 명칭 그대로 적극적인 이용이 가능하도록 과도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 무인도서의 형상을 훼손하는 행위만 금지하고, 이용에 필요한 최소한 시설의 설치나 음식물 조리, 야영 등은 자유롭게 허용돼야 한다.

해양수산부는 매달 ‘이달의무인도서’를 선정해서 국민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 그동안 생태적, 경관적 또는 역사적인 면에서 우수하지만 출입제한이 있어 보전무인도서를 소개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해양수산부가 무인도서에 대한 지나친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규제 완화로 보전무인도서에 생태관광을 위한 산책로나 최소한의 안전시설이 설치되고, 이용가능 무인도서에서 야영이나 취사 등이 허용돼 ‘이달의무인도서’가 나만의 여행지나 쾌적한 숨은 여행지로 국민의 사랑을 받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목진용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