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로 돌아섰다. 그동안 전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수는 300~600명으로 정체 상태였으나 지난 주부터 급증하고 있다. 최근 연 이틀간은 800명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환자의 85% 이상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나왔다. 특히 서울과 경기가 600여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원어민 강사 모임, 학원, 음식점 등에서 집단 감염이 끊이지 않는다. 백신 접종 등으로 경계심이 누그러지자 여지없이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방역당국이 당초 이달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와 사적모임 인원제한을 완화하려다 시행 하루 전 부랴부랴 수도권에 한해 잠정 보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수도권의 확산세는 결코 남의 동네 일이 아니다. 부산 경남 울산 등 지역의 감염 사례가 다소 적다고는 하나 완전히 잡혔다고는 누구도 말하지 못한다. 하루 10~30명씩 환자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얼마전 부산 수산업체 케이스에서 보듯 병이 언제 어느 허점을 파고들지 모르는 조마조마한 상황이다. 안 그래도 야외활동이 활발한 여름철에 본격 휴가 시즌까지 겹치면 해수욕장 등 피서지로 전국의 관광객이 몰려들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억눌렸던 실외 활동에 대한 욕구가 한꺼번에 분출할 개연성이 농후한데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거리두기와 모임제한이 풀렸기 때문에 이런 우려가 단순한 기우로 그치지 않을 게 분명하다. 부울경을 비롯한 비수도권에서 확산세가 조금 꺾였다고 해서 마음을 놓아서는 안되는 이유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변이바이러스다. 인도 영국 브라질 남아공 등에서 시작된 각종 변이가 활개를 치고 있고 변이의 변이까지 퍼졌다. 변이바이러스는 국내에 대부분 유입됐고 지금은 지역 내 감염 사례마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부산만 해도 인도발 델타변이와 영국발 알파변이 감염자가 최근 일주일새 20명 이상이다. 변이바이러스는 전파 속도가 일반 코로나보다 1.6배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개발된 백신이 변이에도 효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맹신은 금물이다.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친 사람조차 돌파 감염이 일어나고 있어 백신의 변이 대항력에 무한 신뢰를 보내선 안된다.

낮 최고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치솟는 불볕 더위가 닥치면 야외든 실내든 마스크를 끼고 있는 것이 고역일 수밖에 없다. 실제 방역 당국은 이달부터 백신을 한번이라도 맞은 국민에 한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일부 면제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바이러스에다 변이까지 설치는 이상 코로나에 대한 정답이나 확신은 누구도 갖고 있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변이 위험성을 경고하며 백신 접종자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1년 반이 되도록 참고 견뎌온 희생과 인내가 일순간의 방심 탓에 무위로 돌아가서는 안된다.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 없이 개인이나 집단이나 경각심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