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전의 사령부 겸 실행센터 역할을 할 유치위원회가 13일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정부와 부산시, 정·재계, 시민사회단체 등 민관이 참여한 ‘범국가적 추진 체계’가 마침내 가동됐음을 뜻한다.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라는 부산월드엑스포 주제의 완성을 위해 힘찬 뱃고동 소리와 함께 닻을 올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영주 위원장을 비롯한 78명의 유치위원은 2023년 하반기 개최지 선정 때까지 2년 여 동안 성공적인 항해를 이끌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사명과 책임을 국가로부터 부여받았다. 항해의 목적지는 명확하다. 그 어떤 거센 풍랑과 파도가 닥치더라도 ‘유치 성공’이라는 성과물을 싣고 반드시 부산항으로 귀항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제박람회기구(BIE) 169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부산 세일즈’를 효과적이고 열정적으로 펼쳐낼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촘촘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재계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공동 부위원장을 맡은 5대 그룹(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수장은 물론이고 함께 유치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농협 신세계 KT 한진 등 주요 그룹 수장들의 합심된 노력과 헌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재계 뿐만 아니라 UN 산하 국제기구와 각 국 정부에 인적 네트워크를 촘촘히 맺고 있는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포함한 전직 외교 수장들의 맹활약 역시 기대된다.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가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전을 ‘국가 중대사’로 규정한 부분도 적잖은 무게감을 갖는다. 이는 민관 유치위원 78명 뿐 아니라 5200만 국민 모두가 하나되어 국가적 역량을 모으자는 호소이기도 하다. 백번, 천번 지당한 이야기다. 이와 함게 특별히 부산·울산·경남의 참여 위원 33명과 850만 부울경 주민들에게 요구되는 열정과 노력은 더욱 크고 무겁다. 부울경은 이미 상호 협력을 통해 ‘2002 AG’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저력을 갖고 있다. 월드엑스포 유치는 지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세계 속의 ‘동남권 메가시티’를 구축할 계기가 될 수 있다. 주인정신을 갖고 가장 열심히 뛰어야 할 이유다.

그러나 기대가 큰 만큼 풀어야 할 과제와 우려 또한 만만찮다.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재계의 지원이 효율적이고 전폭적으로 이뤄지도록 분명한 역할 분담과 협력 체제를 갖추는 일이다. 5대 그룹 수장의 공동 부위원장 체제는 기업들의 인적·물적 역량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도 있지만, 자칫 책임과 역할이 분산돼 모두가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것이 김영주 위원장 리더십의 첫 시험대다. 아울러 해당 도시의 유치 열망과 인지도가 개최지 선정 때 주요 항목인 만큼 시민 열기를 고양시킬 막중한 임무는 박형준 시장의 몫이다. 올해 말까지 시민 인지도 70%와 지지도 50%, 국민 인지도 50%와 지지도 30%를 달성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