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학산 황령산 등 부산의 도심 산지에 3개의 터널이 신설된다. 국토교통부는 승학터널과 황령3터널, 제2대티터널을 ‘제4차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 개선사업계획’(2021~2025년) 대상으로 최종 선정했다. 이에 따라 설계비와 공사비의 50%를 지원받을 수 있게 돼 순조로운 사업 추진이 기대된다. 하지만 동부산권 교통혼잡 해소를 위한 필수시설로 거론되는 반송터널은 심의에서 탈락했다. 5년 단위로 수립되는 교통혼잡도로 계획에 반영되려면 다시 5년을 기다려야 한다. 급증하는 통행량으로 미루어 교통난 가중이 불가피한 만큼 대안 마련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승학터널이다. 사상구 엄궁동과 중구 중앙동을 잇는 승학터널은 길이 7.7㎞로 5220억 원의 건설비가 든다. 이 터널이 뚫리면 부산을 동북아 해양관광 거점으로 거듭나게 할 북항재개발 지역과 4차 산업혁명시대 친환경 도시의 본보기가 될 에코델타시티(서낙동강 친수도시)가 바로 연결된다. 나아가 북항과 경남 창원의 거리도 30분으로 단축된다.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의 동맥인 셈이다. 그런 비전이 현실화되려면 서낙동강과 낙동강 하구를 가로지르는 장낙대교(에코델타시티~생곡지구 1.5㎞)와 엄궁대교(대저동~엄궁동 3㎞)가 차질없이 들어서야 한다. 엄궁대교는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 과정에서 철새 서식환경 훼손 문제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도시 건설에도 오케스트라의 화음과 같은 단위 사업 간 조화가 필요하다.

황령3터널(남구 대남교차로~연제구 신리삼거리 1.8㎞)은 서면과 연산동 일대 간선도로의 체증 완화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터널과 도시고속도로 번영로를 잇는 램프를 조성해 교통 분산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제2대티터널(사하구 괴정교차로~서구 충무동 사거리 2.7㎞) 역시 1971년 준공된 제1대티터널의 교통혼잡을 덜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건설을 앞당길 수 있는 면밀한 준비를 당부한다.

반송터널(금정구 회동동~해운대구 송정동 9.2㎞)이 배제된 건 참 아쉽다. 국토부가 이 지역의 주말 교통량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바람에 경제성 평가가 낮게 나온 탓이라고 한다. 이 터널을 통해 연결될 기장 오시리아 관광단지에는 연간 방문객이 2019년 기준으로 1000만 명에 달한다. 현재 오시리아 일대는 주말마다 주차장으로 변한다. 이곳에 테마파크 아쿠아리움이 들어서면 교통 체증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반송터널은 부산외부순환도로(경남 김해 초정IC~오시리아)의 마지막 구간이다. 부울경 메가시티 간선도로의 일부인 셈이니 없어선 안 될 시설이다. 기장군은 앞서 “교통혼잡도로로 선정되지 않으면 부산시에 민간투자사업 추진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간투자사업은 시민 부담으로 돌아오는 만큼 섣불리 판단할 일이 아니다. 여야를 망라한 당정 협의로 합리적 해법을 모색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