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이 비로소 완비됐다는 소식이 반갑다. 정부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의 하위법령인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의결한 것이다. 오는 17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하위법령은 지난 3월 16일 국회에서 통과된 ‘가덕도 특별법’의 세부 사항을 담고 있다. 시행령에는 기본계획 및 실시계획의 수립에 대한 세부 절차뿐 아니라 신공항건설사업의 재정 지원, 주변 개발예정지역의 범위 지정, 지역기업 우대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규정이 담겼다. 이로써 850만 부울경 주민의 염원인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위한 후속 절차가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지역사회가 일제히 환영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확정된 시행령에 따라 기본·실시계획 수립 등 향후 건설사업 관련 주요 업무는 ‘가덕도신공항 건립추진단’이 맡는다. 국토부가 관계 부처와 직제·규모 등에 관한 협의를 거쳐 건립추진단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추진단 구성과 함께 특별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지역기업 우대 규정이다. 가덕도신공항법 제10조는 공사·물품·용역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신공항 건설예정지역의 관할, 인근 지자체에 주된 영업소를 두고 있는 자를 우대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시행령에서는 지역기업 우대 계약 대상 항목을 상세히 규정하고, 우대기준은 기획재정부 장관과 협의·결정토록 했다. 지역 기업의 가덕도신공항 건설 낙수효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그동안 부산시가 관할 지자체 입장에서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줄기차게 요구해온 사항들이 대폭 반영된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시는 지역기업 우대 조항은 물론이고 ▷주변개발사업의 범위 지정 ▷민자유치사업 지원 규정 등을 요구해 왔고 이번에 관철됐다. 법령은 신공항 건설 예정지 경계로부터 10㎞ 내 일정한 지역을 ‘주변 개발예정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민간자본유치사업을 시행하는 민간개발자에게는 주변 토지개발 사업권 5개(관광단지·도시·산업단지·주택건설·대지조성)가 부여된다. 이 경우 필요한 주민이주대책·손실보상 업무 대행 규정도 마련됐다.

이제 2030 부산월드엑스포 이전 개통을 위한 속도감 있는 실행이 과제다. 이를 위해선 우선 추진단의 조속한 출범이 관건이다. 사업을 추진할 사실상의 ‘엔진’이기 때문이다. 부처간 협력도 중요한데, 특히 원활한 재원 마련을 위해선 기재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법령에 국가가 재정적 보조 또는 융자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항목과 지원 비율까지 적시했지만, 기재부의 협조가 없으면 힘들기 때문이다. 노파심이겠지만, 신공항에 대해 미온적 태도로 일관했던 중앙부처의 비협조가 더는 이어져선 안 될 일이다. 부산시민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가뜩이나 신공항 외에 주변개발, 연계교통망까지 완비하려면 일정이 빠듯하다. 정부와 부산시간 협치가 어느 때보다 빛을 발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