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주말에도 확진자가 4000명에 육박했고 위중증 환자가 크게 늘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3928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토요일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치로 서울 1676명, 부산 148명 등이다. 이 가운데 위중증 환자는 647명, 신규사망자는 56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문제는 위중증 환자 수가 나흘 연속 600명을 넘어서면서 보건의료체계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 코로나19 중환자 병상가동률은 75.04%에 달해 방역당국이 긴급평가를 실시하는 기준으로 제시한 가동률 75%를 넘어섰다. 이에 더해 델타변이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유럽에서 잇따라 확인되면서 자가격리를 의무화하고 방역을 강화하는 등 전 세계가 초비상상태다.

남아프리카에서 발원한 ‘오미크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 ‘스파이크 단백질’ 관련한 돌연변이를 델타변이 보다 2배 더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 변이보다 강력한 전파력과 면역회피성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 기존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지난 26일 미국의 뉴욕증시가 2% 이상 하락하고, 유럽증시는 4%대 급락했으며, 우리나라 코스피도 1.47% 떨어졌다. 새로운 변이 출현으로 각국이 다시 경제 봉쇄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고 확진자 위중증환자 사망자가 모두 증가해 지표상으로는 위드코로나, 즉 단계적 일상회복을 잠정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민의 활동이 제약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의 피해가 불가피하므로 결정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정부가 지난 25일 방역조치 강화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열었으나 이견이 생겨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다. 방역수위 조정을 하지 못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오늘 열리는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시점에서 정부는 정책결정의 최우선 순위를 위중증, 사망자 최소화에 두고 필요한 방역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가장 시급한 대책은 백신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고령층과 초기 접종자들의 적극적인 부스터샷(추가접종)이다. 또한 중환자 병실과 이들을 돌볼 의료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코로나19 전파의 불씨가 될 수 있는 청소년들의 백신접종률을 높이는 것도 필수다. 정부는 더 나빠지는 상황에 대비해 비상계획 시행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그동안 구축한 방역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 방역을 강화하게 되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손실에 대한 현실적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영업제한을 감수한 이들에 대한 손실 보상 없이 방역 수칙만 강화하면 제대로 지켜질 리가 없을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동시에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