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감 선거가 양자대결로 치러질 모양이다. 김석준 현 교육감과 하윤수 전 부산교대 총장은 오는 12일과 13일 중 후보 등록을 마치면 공식 선거전을 치열하게 벌일 전망이다. 부산교육감 선거에서 교육정책 지향점이 구분되는 두 후보가 승부를 겨루는 구도가 역대 처음으로 형성된 셈이다. 선거에서 등록 후보자 수에 따라 양자대결은 물론 다자대결이 될 수도 있다. 최종 결정은 유권자 몫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감 선거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번 2파전 양상은 다른 의미를 지닌다는 시각이 나온다. 그만큼 지역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게 분명하다.

2010년부터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교육감 선거는 정치권과 직접 연계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선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다. 게다가 정당 공천 없이 출마하는 여러 후보들을 놓고 상당수 유권자들이 누가 누군지 모르고 표를 던지는 ‘깜깜이 교육투표’를 할 수밖에 없었다.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9명의 후보가 난립해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을 기호 추첨에 사활을 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부산의 유력 정당과 연상되는 기호를 뽑은 후보가 19.9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17.18%를 받은 2등 후보와 차이는 2.80% 포인트에 불과했다. 교육감 후보의 면면을 모르는 유권자들이 부산시장과 기초단체장 등을 한데 묶은 ‘줄투표’ 를 한 덕이라는 시선이 쏟아졌다. 각각 7명과 4명의 후보가 출마한 2014년과 2018년 선거에서는 이른바 ‘보수 후보 단일화’ 실패로 ‘진보 후보’가 연속 당선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006년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의 개정 이후 교육감 선거가 지방선거와 동시에 주민 직선으로 치러지는 것이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선 세 번의 선거 과정에서 시민은 후보자들의 교육철학이나 정책 등을 제대로 따져보는 데 일정 부분 한계를 안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교육감 선거가 후보의 교육적 자질과 역량보다는 진보, 보수 진영 등과 같은 시대착오적인 프레임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친 탓일 수도 있겠다. 주민 직선의 교육감 선거를 없애자는 여론도 일고 있는 현실이다.

논란이 있다고 해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지역 교육수장을 뽑는 일이 소홀히 취급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서 두 후보는 지역 교육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남다른 각오로 다져야 한다. 3선에 도전하는 김 후보는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부산교육 대전환 완성’을, 하 후보는 ‘이념 및 정파적 교육 운영을 탈피한 개혁적인 부산교육’을 각각 주창하고 있다. 공식 선거전에서 윤곽을 드러낼 두 후보의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지켜볼 일이다. 새 정부는 교육부 장관 공석 상태로 출범해 교육부의 위상이 쪼그라드는 현실이다. 각 지역 교육수장의 역할이 예전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선명한 대결을 벌일 두 후보는 지역교육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내놓으면서 시민 선택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