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부산에는 손님이 오는 게 아니라 들이닥친다. 부산은 정부가 2020년 지정한 국제관광도시다. ‘코로나 빗장’도 풀렸다. 부산 해수욕장 7곳은 문을 활짝 열었다.

여행과 관광의 도시 부산에 보탬이 될 만한 소프트웨어를 궁리하다가 부산의 여름 노래를 찾아 추천 목록을 한 번 만들어보자 싶었다. 부산 대중음악인이 최근 만든 부산 배경 여름 노래 중 계절감이 확실하고 리듬감이 풍부하며 지역의 색깔까지 갖춘 노래를 관광객과 여행자에게 들려주고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지 아니할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워낙 널리 보급돼 있다. 또 그 서비스 속에 정말이지 방대한 장르와 분량의 노래가 있다. 게다가 유튜브 영상까지 활용할 수 있으니 노래를 검색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부산 뮤지션 ▷부산 배경 ▷또렷한 계절감 ▷풍부한 리듬감 ▷지역의 색깔이라는 기준을 놓고 고르자니 시간은 좀 걸렸다. 나름대로 찾아서 들어본 끝에 첫머리에 놓기로 한 노래는 스카웨이커스의 ‘송정바닷가’(정식 곡명은 ‘#Summer #Riding / #송정 #바닷가’이다)였다.

들으면 흥이 나고 행복해지는 스카(Ska) 장르 음악으로 부산 기질을 가장 확실히 표현했던 스카웨이커스가 “방콕 보다 더운 날 사우나처럼 찌는 방에…부산에 한번 와봐라 그 우에 보단 낫다 아이가”라며 부산말 팍팍 써가며 노래하는데, 심장이 뛴다. 이 밴드의 걸작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요’와 함께 들으면, 휴가 기분이 더 짜릿하게 솟는다.

조태준의 ‘부산그루브’가 뒤를 잇는다. 이 노래는 부산말, 부산 억양으로 일관하는데, 중독성이 세다. “LA에는 LA메탈 시카고에는 시카고블루스 홍대에는 크라잉넛 마 그래가 부산에는 머라 카드라 부산 그루브 부산그루브!” 듣고 나면 ‘붓싼 그루브 붓싼 그루브’를 자꾸 흥얼거리게 된다. 조태준은 우쿨렐레도 능숙하게 다루는 뮤지션이다. “바다 가자 바다 가자 여름엔 바다다 아이가”로 이어지는 그의 ‘바다 가자’도 훌륭한 부산 여름 노래였고 ‘서핑 자이브’ ‘Romantic Summer’도 같은 계열이다.

부산시티그루브, 플랫폼 스테레오, 부산아들 등 여러 뮤지션의 작품을 이 과정에서 만났는데, 토리(Tory)가 부른 ‘부산에 눈이 와요’가 독특했다. 겨울 노래지만 폭염 속에 듣기 좋은 ‘시원한’ 노래다. ‘부산의 여름 노래’가 또 하나의 장르가 되면 좋겠다. ‘부산그루브’의 그루브(groove)는 리듬·장단·흥을 뜻한다.

조봉권 기획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