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산업은 현재 수온 상승과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자원감소,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등 다자간 FTA 체결로 인한 수산물 수입 확대 및 수산 보조금 제한 문제 등으로 인해 붕괴의 기로에 서 있다.

여기에 정부가 수산 자원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TAC(총허용어획량) 제도를 확대함에 따라 금어기·금지 체장 등 기존 규제와 맞물려 이중 규제로 조업 환경도 급격하게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어업인들은 위기 상황에서도 하나로 뭉쳐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온 사례가 많이 있다.

138만 수산 산업인 생존권 사수 총궐기대회와 대국민 온라인 서명운동, 바닷모래 채취 반대 해상 퍼레이드 등을 통해 수십 년간 해양 생태계를 파괴해왔던 바닷모래 채취 물량을 축소시키고 남해 EEZ 골재 채취단지 폐쇄를 이끌어냈다. 우리 해역에서 수산 자원을 싹쓸이해가는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을 막기 위해 ‘우리 바다 살리기 중국어선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국회 정책토론회, 중국어선 북한수역 입어 반대 결의대회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인 결과 한중 어업협상에서도 지속적으로 우리 수역에 입어하는 중국어선 수를 줄여나가고 있다.

어업인 스스로 자율적인 수산자원 관리 및 조성을 위해 수산 종자 방류 사업을 확대하고 조업 중뿐만 아니라 근해 침적 쓰레기까지 평소 수거해 어장 정화 및 해양환경 개선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해온 CPTPP 가입에 맞서 정부 설명회 보이콧 및 긴급 기자회견, 서울 상경 집회 등 전국 어업인들이 한목소리로 반대 활동을 전개한 결과 현재 정부는 CPTPP를 수산업계와 논의조차 못 하고 있다.

이제 기후 변화와 수산자원 감소, 한일 어업협상 미체결 장기화, 외국인 선원 수급의 어려움과 함께 수산 규제의 지속적 확대 등 대내외적으로 수산업이 위기에 처한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어업인들이 하나로 뭉쳐야 할 시기이다. 어업인들이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제도가 개선돼야 할 것이다.

우선 TAC 제도로 자원 관리를 철저히 하되, 그 외의 규제들은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 특히 오랫동안 TAC를 적용해온 어종에 대해서는 금지체장을 과감히 없애고, 그물코·어선 마력·선복량 제한 등 기존 규제에 대해서도 완화해야 할 것이다.

둘째, TAC 참여 어업인에 대한 확실한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 TAC 참여 어업인에게 수산공익 직불금을 확대하고 지급 요건 완화가 필요하다. TAC에 참여했음에도 적자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피해 보전을 위한 경영 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TAC 제도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단기간 대규모 특별감척을 실시해 어선 세력을 과감히 조정해야 한다. 성공적인 감척사업으로 어업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폐업지원금 상향 등 어업인 탈출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감척기금을 마련하고 폐업지원금을 현행 평년 수익액의 3년분의 100%에서 150%까지 올려 단기간에 효과적인 어선 세력 개편을 해야 할 것이다.

넷째, 연안 어업인 보호 및 연근해 어업의 상생을 위해 연근해 조업구역을 구분해야 한다. 조업구역 구분을 통해 연안에서의 영세 어업인의 조업구역을 보장해주는 대신 근해어업에 대한 대형화·현대화 지원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먼바다에서 다른 나라 어선들과 경쟁하여 이길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때마침 정부가 어업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수산자원 정책혁신 현장발굴단’을 발족해 현장 어업인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전향적인 자세로 과감하게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선제적인 행정을 실시하고 있다.

정부는 과거에 얽매인 현실성 없는 규제는 과감히 폐지하고, 어선의 디지털·스마트화 등 최신 장비 도입을 통한 안전성 확보 및 효율성 증대 등 다양한 어업인 지원책을 마련해 TAC 제도 아래 어업인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조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과감한 결단과 실행으로 수산업이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