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에 많이 등장하는 경제용어가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과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다.

‘디지털 전환’이란 디지털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여 전통적인 산업군의 디지털화를 촉진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ESG’란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그런데 최근 ‘디지털 전환’과 ‘ESG’가 개별 기업을 넘어 한 국가의 성패를 가를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과거 전통 산업의 성장 둔화, 초고령 사회의 첫 진입, 청년 인구의 역외유출 및 수도권 집중 문제에 직면해 있는 부산시 입장에서는 ‘디지털 전환’과 ‘ESG(친환경)’는 부산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키워드다.

현재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첨단바이오 등의 성장동력 산업은 수도권 및 충청권에 집중되어 있다. 지역 전통 제조업은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반면 초고령 사회 진입에 따라 복지 수요는 해마다 증가해 부산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여기에 전통 제조업을 기피하고 좋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청년인구의 이탈은 부산시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부산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첨단바이오 등의 산업을 유치하면 좋겠지만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재로서는 전통적인 산업군의 디지털화를 촉진시키고 지역의 강점을 바탕으로 한 친환경 산업군의 육성으로 신성장 동력을 찾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

기존 자동차 부품, 조선기자재나 기계부품 산업은 디지털전환 및 친환경 시대를 맞아 전기차, 수소차, 드론,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암모니아 선박, 수소 선박, 차세대 원전, 첨단 로봇 등으로 과감한 변신이 필요하다.

부산의 주력산업인 서비스 산업 분야에도 디지털전환 및 친환경 혁신이 필요하다. 이미 금융, 의료, 관광은 디지털 금융, 디지털 병원, 스마트·친환경 관광이 대세이다. 전통 물류산업도 스마트 물류, 친환경 물류로 변신하지 않으면 안 되며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수술이 필요하다. 금융 의료 관광 물류 등 부산의 핵심 서비스 산업들이 부산을 먹여 살릴 미래 먹거리가 되려면 디지털 전환 및 친환경 혁신이 없으면 안 된다.

부산의 디지털 전환 및 친환경 혁신이 성공하려면 기반이 되는 디지털 기술 및 친환경 기술이 지역 내에 자생적으로 뿌리내려야 한다. 하지만 지방대학의 소멸 위기에 지역대학은 지역 디지털 기술 및 친환경 기술의 거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 바꾸려면 철저히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얘기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 나는 앞으로 5년간 이런 식으로 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 그래도 바뀌지 않으면 그만두겠다. 10년을 해도 안 된다면 영원히 안 되는 것이다.”(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회의).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일갈이 지금 부산시에도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