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여파로 2년 연속 개최 못해
- “문화·상권 활성화 등 업무도 충실
- 내년 코로나 극복 축하행사 하길”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축제 중 국내 최대 규모이자 여름 대표 축제인 ‘통영한산대첩축제’가 올해 60주년을 맞았다.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 축제는 오는 12일 개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전격 취소됐다.

곽동실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 본부장이 축제 취소에 대한 심경을 밝히고 있다.

3일 축제를 기획해 온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의 곽동실(62) 본부장을 만나 재단의 역할과 향후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곽 본부장은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많은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열리지 못해 안타깝다”며 “오랜 역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60년사 편찬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962년 시작된 이 축제가 열리지 않은 것은 계엄령이 발동된 1979년과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인 지난해와 올해, 단 세 번뿐이다. 축제는 지금까지 임진왜란 중 한산대첩 승전일인 1592년 음력 7월 8일(양력 8월 14일)을 전후해 매년 8월 중순께 5일간 개최돼 왔다.

코로나19에 지친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준비해 온 재단의 허탈감은 크다. 지난해 재단 출범 이후 처음 맞이하는 축제라 아쉬움은 더하다.

지금까지 한산대첩기념제전위에 이어 한산대첩기념사업회가 축제를 주관하다가 지난해 9월 새롭게 출범한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이 맡고 있다. 그간 기념제전위와 기념사업회가 한산대첩축제만을 기획해 온 반면,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은 통영의 모든 문화를 총망라해 문화 진흥과 문화복지 증진 등 문화의 전반적인 확장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초대 본부장에 추대된 곽 본부장은 “그래서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우선 통영한산대첩축제 60년의 자료와 내용을 정리 기록하는 ‘60년사 편찬사업’을 진행 중이다. 세계 4대 해전사에 빛나는 한산대첩과 이를 기념하는 축제를 국내외에 널리 알려 통영시와 이순신 장군의 이미지를 한층 더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60년사’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2회(1963년) 때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자격으로, 5회(1966년) 때 대통령으로 참석한 모습 등이 화보로 담긴다.

우리나라 역대 영화 흥행 순위 1위인 ‘명량’에 이어 한산대첩을 소재로 한 또 다른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의 개봉을 위해 영화사와 협의 중이다. 촬영은 이미 끝난 상태로 올해 60주년에 맞춰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개봉 시기를 논의 중이다.

재단 출범으로 업무가 확장된 통영 문화재야행과 삼도수군통제영(옛 해군사령부) 운영 등도 기존과 다른 차별화를 위해 고심을 거듭해야 할 부분이다. 또 지역 문화와 상권 활성화를 위해 원도심 대표 상권인 항남1번가와 통제영거리 등에 거리 아트마켓과 통제영12공방 전통마켓 등을 상시로 열어 ‘예향 통영’을 더욱 알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마디로 시민의 일상에 문화가 늘 살아 숨 쉬는 생활문화를 활성화해 통영 문화예술의 르네상스를 열어가겠다는 각오다.

곽 본부장은 “내년 축제는 국민과 함께 코로나 위기를 극복한 승리의 축제, 감동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이와 함께 통영시를 국내 대표 문화관광 도시로 끌어올리기 위해 재단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