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용우기자 ywlee@kookje.co.kr

- 조선시대의 비극 '임오화변'
- 정공법 접근에 큰매력 느껴
- 영조가 아들을 죽인 이면에
- 외로운 내면세계 연구 심혈

스무 살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여배우 마리나 골바하리와 함께 사회를 맡은 송강호는 부산 출신의 배우이자 BIFF처럼 영화 데뷔 20년을 맞기에 그 의미가 더욱 뜻깊었다. 영화 '변호인'으로 천만 관객을 모았으며, 현재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사도'에서 영조 역을 맡아 다시 한 번 '믿고 보는 배우'의 명성을 이어가는 송강호를 만나 BIFF와 '사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제20회라는 의미 있는 BIFF의 사회를 맡았다. 소감이 남다르겠다.

▶저도 영화 데뷔 20년째고, 영화제도 20주년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BIFF는 올해 내홍을 겪었다. 다 이겨내고 출발하는 시점에서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영광스러운 자리를 수락하게 됐다. 또 함께 사회를 맡은 마리나 골바하리가 자국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배우 생활을 해온 과정을 들어보니까 함께해서 의미가 남다르지 않나 싶다. BIFF의 사회라는 것은 쇼맨십이 아니라 BIFF의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사회를 볼 수 있어서 더욱 영광스럽다.

-BIFF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BIFF는 아주 아름답다. 세계 최고인 청명한 가을 날씨와 바다, 맛있는 먹을거리와 열정적인 부산시민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에 열광적인 시민을 만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쉽지 않다. BIFF는 부산을,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 같다.

-최근 출연작인 '사도'는 정통사극으로 많은 분의 지지를 받고 있다.

▶'사도'에 어울리는 표현이 '정공법으로 다루고 있다'라고 생각한다. 250년 전 임오화변(사도세자 사건)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을 다루는 태도가 정공법으로 간다는 것이다. 이준익 감독의 '사도' 시나리오는 매혹적이었다. 그래서 고민의 여지도 없이 출연할 수 있었다.

-영조 역은 그간 맡던 소시민이나 권력 밖의 인물과는 아주 다른 인물이다.

▶배우 입장에서 그런 편견을 과감히 깨고 새로운 시도나 도전을 하는 것을 바라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그렇다고 제가 권력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어서 '사도'를 선택한 것은 결코 아니다. 작품이 좋아서 한 것이다.

-본인이 연기한 영조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영조에 대해서 단순히 아들을 죽인 왕이라고 입력돼 있었다. 그런데 영조와 사도의 저변을 알고 연기를 하다 보니까 '외로웠던 왕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모친에 대한 콤플렉스로 내적 시련을 겪으면서 사도는 정통을 잇는 왕이 되길 원한 탓에 혹독하게 왕세자 교육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BIFF 이후 계획은?

▶일제강점기 항일 무력독립운동단체 의열단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김지운 감독의 신작 '밀정' 촬영을 위해 중국에 간다. 올해 말까지는 '밀정' 촬영에 몰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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