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피플] '트윈스터' 사만다 푸터먼 감독

"따로 입양된 쌍둥이의 만남, 우리가 태어난 부산서 첫 상영 '영화 같은 일'이 두 번 일어나"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입력 : 2015-10-04 18:57:45
| 본지 13면

지난 3일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만난 다큐멘터리 '트윈스터'의 사만다 푸터먼 감독. 엣나인필름 제공

'영화 같은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는 것이 우리의 인생사다. 올해 BIFF 와이드 앵글-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된 다큐멘터리 '트윈스터'는 부산에서 쌍둥이로 태어났으나 각각 미국과 프랑스로 입양됐다가 25년 만에 재회한 '영화 같은' 자매의 이야기다.

영화는 2013년 런던에 있던 아나이스 브로드에가 LA에 사는 사만다 푸터먼의 유튜브 동영상을 우연히 보고 SNS로 연락하면서 시작된다. 너무도 닮은 모습에 놀란 두 사람은 화상 통화로 자매의 정을 나누고, 서로를 만나기 위해 런던과 LA를 오간다. 이후 25년 만에 극적으로 재회한 자매는 한국에서 열린 입양아 콘퍼런스에 참여해 입양아인 자신과 모국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은 사만다와 라이언 미야모토 감독이 공동 연출한 카메라에 솔직한 시선으로 담겼다.

미국으로 입양된 지 27년 만에 다시 고향인 부산을 찾은 사만다 감독을 지난 3일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만났다.

-자신이 태어난 부산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트윈스터'를 상영했다. 소감이 남다르겠다.

▶제가 태어난 곳에서 처음으로 '트윈스터'를 선보일 수 있어서 들떠 있었다. 오늘 한국 관객이 공감하는 것을 보고 너무 기뻤다. 아나이스도 함께 오고 싶었는데 대학원 개학과 겹쳐서 오지 못해 아쉬워한다.

-평생 몰랐던 쌍둥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느꼈던 감정은 무엇인가?

▶너무 말이 안 되니까 사실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자신의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이며 아픈 상처일 수도 있는데, 다큐멘터리로 촬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영화 작업을 하고 있으므로 비디오 일기처럼 기억하고 싶은 상황을 녹화한다. 그래서 아나이스에게 "사람들에게 우리를 전할까"라고 물으니 좋다고 했다. '트윈스터'를 본 많은 사람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아나이스와 다른 장소에서 자랐는데도 공통점이 많은 것 같다.

▶당연히 유전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만났을 때는 좋아하는 음식, 몸무게, 머리카락 길이도 똑같았다.

-'트윈스터'를 보면 아나이스가 한국 방문을 꺼리는 듯한 느낌이 있다.

▶아나이스는 한국 방문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입양아 콘퍼런스에 참여한 후 나처럼 모국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이 생겼다.

-입양기관이 친어머니를 찾았으나 만남을 꺼린다고 했다. 영화는 자매가 친어머니에게 쓰는 편지로 마치는데, 친어머니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지금도 역시 만날 수 있다면 만나고 싶다. 궁금한 것이 많고 알고 싶은 것도 많지만 나서지 않을 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혹시 '트윈스터'를 보시고 우리의 사랑하는 마음을 느껴주시면 모두에게 큰 위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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