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예산도 예년보다 적으니 프로그래머별로 조금씩 편수를 줄이자고 했는데 제가 늘려버렸어요. 하하. 부산에 발이 묶여 해외 출장을 가지 못했는데, 해외 영화제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가 일부러 보내주고, 또 거기서 보석같은 작품이 나오는데 어쩌겠어요."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가 올해 BIFF 프로그래밍을 두고 한 말이다. 준비가 촉박했지만 어느 때보다 강력한 라인업이라는 입소문이 자자하다. 상영작 69개국 301편 중 7명의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영화를 참고해 '예매 전쟁'에 나서자.


#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아시아영화

- 日 톱여배우 구로키 히토미 감독데뷔작 '얄미운 여자'

올해는 여성감독, 여성 주제 등 여성영화가 유난히 많다. 신인 여성감독, 톱 여배우의 감독 데뷔, 유명 영화가족의 딸이 감독 데뷔를 한 케이스가 꽤 있다.

'실락원'의 여주인공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여배우인 구로키 히토미가 '얄미운 여자'로 감독 데뷔를 했다. 서로 상반된 삶을 살아가는 두 여인의 이야기를 그렸는데 여주인공 역을 맡은 기무라 요시노, 요시다 요의 불꽃 연기대결도 볼 만하다. 구로키 히토미는 영화제에 직접 참석한다.

인도영화 '군지에서의 죽음'을 연출한 콘코나 센 샤르마도 여배우 출신 감독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감독으로 유명한 '아파르나 센'이며 할아버지도 유명한 영화평론가다. 또 다른 인도 신인 여성감독 아난야 까사라발리의 작품 '어느 댄서 이야기'도 눈여겨 보자. 그녀의 집안도 영화가족으로 유명하다. 어머니는 저명한 배우, 오빠는 영화감독이다. 전통공연에서 여자 역할을 하는 남자배우의 삶을 추적했다.

뉴커런츠에 초청된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는 중국 감독 리우유린의 데뷔작이다. 중국 대표 작가 리우전원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는데, 원작자가 감독의 아버지이다. 아버지의 도움도 받지만, 단편으로 이미 재능을 인정받은 감독이다.

인도네시아 대표 여성감독 가린 누그로호와 리리 리자는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여성영화 '자바의 여인' '엄마'를 각각 발표했다. 두 작품 모두 여주인공이 극 전반을 이끌어가는데 주연 여배우 또한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여배우들이다.


# 김영우 프로그래머-아시아영화

- 키르기스스탄의 축제같은 소동극 '폭탄 들고 여행하기'

세계의 영화제들이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좋은 작품을 가져가기 위해 가히 '전쟁'을 벌인다. 아시아 영화를 발굴하고 세계에 소개하는 데 앞장선 BIFF는 올해도 기존 강국인 중국 일본 인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네팔·부탄 등 아직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좋은 영화를 가져오기 위해 애를 썼다. 낯선 국가, 낯선 감독, 낯선 영화이지만 보면 후회하지 않을 영화들을 골라봤다.

키르기스스탄의 '폭탄 들고 여행하기'는 한바탕 축제처럼 왁자지껄한 소동극이다.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사이의 사회적, 경제적 차이를 배경으로 결혼을 앞두고 양가 사이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이 유쾌하게 펼쳐진다. 부탄의 '자비의 여신'은 BIFF가 지원하는 후반작업지원 작품이다. 부탄의 외곽지역, 살인사건 조사에 나선 경찰과 용의자로 의심받는 신비한 여인과의 여정을 따라가는 영화다. 부탄에서의 올해의 발견이라 할 만하다.

인도의 '호숫가 사람들'은 마누푸르 지역을 배경으로 호수를 오염시킨다며 주변마을의 집을 불태워버린 실제 사건을 소재로 지역주민을 연기자로 동원해 만든 초저예산 영화다.

영화의 산업적 기반이 취약한 네팔과 부탄이지만 매해 놀랄 만한 영화가 꼭 등장한다. 네팔 디팍 감독의 '하얀 태양'은 로카르노영화제에서도 초청받았다.


# 남동철 프로그래머-한국영화

- 엄마가 알게 된 아들과 아들친구의 비밀 '환절기'

뉴커런츠에 한국영화 2편이 이름을 올렸다. 먼저 '환절기'는 잔잔하지만 감동이 있다. 고등학교 3학년 아들 수현을 키우며 남편과 떨어져 사는 미경이 아들과 아들의 절친한 친구 용준 사이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는 이야기다. 엄마 역은 배종옥, 아들 역은 드라마 '굿와이프'에서 신입 변호사로 나온 이원근이 맡았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흑백무성 영화를 보는 듯한 즐거움을 준다. 시골에서 이발사로 일하는 모금산(기주봉)은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죽기 전에 영화 한 편을 찍기 위해 영화감독이 꿈인 아들과 아들 여자친구에게 도움을 청한다. 세 사람은 우여곡절 끝에 채플린의 무성영화를 닮은 단편영화를 만들어 낸다.

'반두비' '나의 친구, 그의 아내' 등으로 BIFF를 찾았던 신동일 감독의 신작 '컴, 투게더'는 경쟁사회에서 고통받는 한 가족의 초상을 그렸다. 각자 어려움을 겪던 세 가족은 최악의 날을 맞이한다.

BIFF 한국단편경쟁부문 수상자인 손태겸 감독의 장편 데뷔작 '아기와 나'도 추천한다. 속도 위반으로 낳은 아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곤란한 상황에 빠진 한 청년의 성장을 다룬 드라마다.

'분장'은 '가시꽃'의 주인공 남연우의 감독 데뷔작이다. 동성애를 다룬 연극의 주연에 발탁된 후 혼란스러워하는 한 무명배우의 이야기다.

• ■ KIA, 키움 불펜 조상우 트레이드 영입
• ■ 부산시 다문화자녀에 장학금…결혼이민 채용 지원도
• ■ 친환경선 전환 중요성…해진공, 게임으로 알린다
• ■ '아버지가 부산 남구청장' 지인 꼬드겨 157억 가로챈 40대 항소심도 중형
• ■ '사업비 13조' 가덕도신공항공단 주거래은행 부산은행 우선협상자 선정
• ■ 계약·발주 늦추는 해외 바이어…지역 中企 불안감 커진다
• ■ MBK ‘외국인 투자’ 정부 규제대상 되나
• ■ 日 혼다·닛산 합병 추진…성사땐 글로벌 3위 도약
• ■ K증시 이탈 외인도 BNK 주식은 산다…지분율 40% 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