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영화'를 추천받고 싶다면 갈라 프레젠테이션을 주목하라. 이 시대 거장 감독의 손에서 탄생한 신작과 화제작 가운데서도 추리고 추려 네 작품만 꼽았다.

별 다섯 개와 극찬이 아깝지 않을 세계 영화의 최전선에 있는 작품들이다.

'분노'

★분노 (이상일/일본)

- 폭력 앞에 나약해지는 인간 담아
- 초호화 출연 배우진·스태프 화제

요시다 슈이치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이 작품은 호화 캐스팅과 스태프 진을 자랑한다. 와타나베 켄, 미야자키 아오이, 츠마부키 사토시, 아야노 고, 히로세 스즈, 마츠야마 켄이치 등 출연진 뿐 아니라 영화 음악의 거장 류이치 사카모토까지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감독은 인간에게 '진실'이란 사실은 '흔들리기 쉬운 믿음'에 불과하다는 것을 정밀하게 표현한다. 도쿄에서 잔혹한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1년이 흐른 뒤, 치바의 어촌마을에서 아이코와 사귀는 타시로, 광고회사 사원인 유마와 사귀게 되는 나오토, 오키나와의 외딴섬에서 홀로 지내는 다나카 등 세 그룹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타시로와 나오토, 다나카와 사귀거나 친한 관계인 사람들은 공통으로 그들의 과거를 의심하고 도쿄의 살인사건과 연관 짓기 시작한다. 이 인간 군상의 모습은 그들의 의심이 타당성이 있건 없건 간에 인간의 믿음이 얼마나 허약하며, 인간이 실제로 폭력에 노출되었을 때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하는 것을 입증해 보인다.


★은판 위의 여인 (구로사와 기요시/프랑스 벨기에 일본)

-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신작
- 프랑스에서 만든 판타지 스릴러

'은판 위의 여인'

프랑스에서 프랑스 출연진, 스태프들과 만든 판타지 스릴러 영화다. 파리에 사는 장은 사진작가 스테판의 조수로 고용된다. 괴팍한 스테판은 실물 크기의 은판으로 인물 초상을 찍는 19세기 촬영방식인 '다게로 타입'을 고수한다. 그는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 모델인 딸 마리가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도록 한다. 지친 마리는 아버지 곁을 떠나려 하고, 자신을 이해하는 장과 사랑에 빠진다. '다게로 타입'의 몽환적 이미지가 세 사람의 관계와 어우러지면서 판타지는 극대화된다.

마치 이 작품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공포 장르에 정통성 있는 숙련자임을 보여주는 듯하다. 판타스틱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대단원에 이르기까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문제 삼는 감독의 연출력은 유령에 대한 믿음을 설득력 있게 전한다.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일본)

- 올해 일본 애니 중 최대 기대작
- 탄탄한 스토리·세밀화 흡인력

'너의 이름은'

포스트-미야자키 하야오, 포스트-호소다 마모루로 주목받고 있는 신카이 마코토의 기대작이다. 올해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기대를 모은 작품으로 신카이 마코토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는 도쿄와 산골 마을에 사는 청소년 타키와 미츠하의 몸이 서로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이 단순한 10대의 판타지 스토리는 산골마을에 떨어진 혜성으로 인해 시공간이 뒤바뀌는 거대한 이야기로 확장된다. 타키와 미츠하의 운명적인 만남은 혜성으로 인해 사라진 자연과 마을에 대한 그리움으로 마무리되는데, 3·11 대지진으로 죽거나 사라진 사람과 자연을 되돌리고 싶은 감독의 바람이 반영된 듯하다. 늘 그렇듯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세밀화는 흡인력이 강하다.


★블리드 포 디스 (벤 영거/미국)

- 전 복싱 챔프 감동 실화 영화화
- '위플래쉬'의 마일스 텔러 열연

'블리드 포 디스'

2005년 '프라임' 이후로 뜸했던 벤 영거 감독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야심작이다. 국내에서도 큰 흥행을 거두었던 '위플래쉬'의 마일스 텔러와 에론 에크하트의 열연이 돋보인다. 져본 적이 없는 월드 챔피언 길버트 델레를 꺾으며 단숨에 스타 권투선수로 부상한 비니에겐 두려울 것이 없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하반신이 마비되고 의사는 앞으로 걷기도 힘들 것이라는 절망적인 소식을 전한다. 그의 매니저를 포함해 비니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던 아버지조차 그의 복귀를 포기한다. 하지만 누구도 비니의 권투에 대한 열정을 막을 수 없다. 비니가 트레이너 케빈을 찾아가 다시 링에 설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하면서 그들의 비밀스러운 재활 트레이닝이 시작된다. 권투 역사상 '가장 화려한 컴백'이라고 불리는 비니 파지엔자의 믿기 어려운 감동 실화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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