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남긴 37점의 사진 전시회
- 고향 이란서 찍은 ‘눈’ 연작
- 해운대 갤러리 소울아트 스페이스, 10월 21일까지
★ 소리마저 보는 전시 사운트아트전
- 문화공간 F1963서 열리는 ‘투명한 소리를 보다’, 12월 31일까지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은 관객 중 영화만으로 아쉬움을 느끼는 이가 있다면 영화의전당 주변에서 열리는 특별한 문화 행사로 눈을 돌려보자. BIFF 팬이라면 익숙한 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국내 최초 사진전과 부산의 ‘핫 플레이스’로 등극한 F1963의 이색 전시를 소개한다. 다양한 축제와 행사가 열리는 부산에서 영화만 보고 떠나기엔 너무 아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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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영화 거장이자 사진가였던 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사진 작품 ‘Snow No.4’. 소울아트스페이스 제공 |
■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사진전
BIFF와 인연이 깊은 세계적인 거장 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1940~2016) 감독의 사진전이 영화의전당 인근에 있는 갤러리 ‘소울 아트 스페이스’(해운대구 우동)에서 열린다. 키아로스타미의 사진전이 국내 갤러리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감독이면서 사진가인 키아로스타미는 40년 넘게 사진을 찍으며 뉴욕 현대미술관(MoMA PS1), 런던 빅토리아&알버트박물관, 토론토 아가칸 박물관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전시를 열었다.
이번 부산 전시에서는 ‘눈’(snow) 시리즈 사진 37점을 선보인다. 자신이 태어난 이란에서 촬영한 사진들로, 미니멀리즘적인 그의 영화 스타일을 압축한 듯한 절제와 함축이 돋보인다. 최소한의 미학을 통해 인간과 자연, 삶의 문제를 끌어안으며 따뜻한 휴머니즘을 전하는 아름다운 사진은 관객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이번 전시의 시작은 키아로스타미의 ‘광팬’이자 독립영화 3편을 연출한 영화감독인 소울 아트 스페이스의 김선영 대표가 지난해 BIFF에서 그의 아들 아흐마드 키아로스타미에게 사진전을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 BIFF ‘키아로스타미와 함께한 76분 15초’ 상영관에서 우연히 아흐마드를 만나 “아버지의 팬”이라고 밝힌 후 미국에서 그를 다시 만나 전시를 승낙받았고, BIFF가 열리는 기간에 뜻깊은 전시를 열게 됐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제2회 BIFF에 처음 방문한 이후 제10회 BIFF 뉴커런츠 심사위원장, 제15회 BIFF 아시아영화학교 교장을 맡는 등 남다른 인연을 맺어 왔다. BIFF는 지난해 7월 4일 타계한 그를 추모해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BIFF 팬들에게는 영화로 더 익숙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사진을 즐길 기회를 놓치지 말자. 10월 21일까지 오전 10시30분~오후 7시. 일·월요일 휴관. 무료. (051)731-5878
■사운드아트전 ‘투명한 소리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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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리옹 국립음향멀티미디어창작센터에서 열린 사운드아트 전시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
영화의전당이 위치한 해운대구 센텀시티에서 수영강을 건너면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개조해 만든 문화공간 F1963(수영구 망미동)에 닿을 수 있다. 감각적인 느낌의 공간에다 유명한 카페 테라로사를 비롯해 YES24 중고서점, 복순도가(막걸리), 프라하 993(맥줏집) 등의 명소가 입주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이곳에서 색다른 전시 사운드아트전이 열린다.
F1963 문화재생사업 1차 파일럿프로그램으로 선정된 사운드아트전 ‘투명한 소리를 보다-Listening to Transparency’는 사운드와 빛, 움직임, 다양한 시각적 이미지 사이에서 벌어지는 음악과 시각예술의 유기적인 상호 연관성을 탐색하고, 다양한 청취 경험을 즐길 수 있는 행사다. 침묵과 소리, 빛과 어둠, 파장과 울림, 디지털 아트와 사운드의 결합이 만드는 다층적이고 풍부한 소리 풍경이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F1963 실내외 공간 곳곳에 설치된 작품으로 시각과 청각을 열고, 투명성의 확장이 만드는 이미지 공간이 완전히 새로운 환경을 구현한다. 프랑스 리옹 국립음향멀티미디어창작센터(GRAME)와 부산문화재단이 함께 기획했으며, 프랑스 벨기에 중국 등 외국 14개 팀과 부산의 사운드아트를 대표하는 김서량 김태희 김현명 정만영 작가가 참여한다. 12월 31일까지 오전 10시~오후 6시. 월요일 휴관. 무료. (051)754-0433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