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바른정당 PK서 세 약화
- 일각서 보수 대통합 잇단 촉구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호남이 견인하는 동시다발 정계 개편 가능성에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당 현장투표…오늘 당 대표 선출- 자유한국당의 7·3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일 오전 부산 수영구 선거관리위원회 3층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을 뽑는 현장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 전국 253개 투표소에서 현장투표를 시행했다. 김종진 기자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은 '문준용 제보 조작 사건'으로 뿌리째 흔들리고 있고, 보수세력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과거 '텃밭'이던 부산 울산 경남(PK)에서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호남 발 정계 개편'이 현실화하면 지방선거 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최근 정계 개편설의 중심은 국민의당이다. 국민의당이 민주당에 '백기 투항'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제보 조작 사건'으로 당의 기반인 호남의 민심 이반 상황이 심각한 탓이다. 한국갤럽의 6월 5주차 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서 국민의당 호남 지지율은 6%에 불과했다. 민주당(68%) 지지율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국민의당 지역구 의원 27명 중 호남 의원이 24명으로 절대다수다. 현재의 지지율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수성'이 어려운 것은 물론 본인들의 차기도 장담할 수 없다. 국민의당 지도부가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거세게 저항하는 것도 내부 결속을 위한 의도가 강하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목소리는 부울경 야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주 갤럽 조사에서 한국당의 부울경 지지율은 12%, 바른정당은 7%에 불과했다. 불과 1년 전까지도 부울경을 호령했던 세력이 지금은 존립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려 있다. 특히 한국당 부울경 의원들을 중심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이 커지고 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과 친박(친박근혜)계 윤상현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바른정당과의 보수 대통합을 잇달아 촉구하기도 했다. 내년 지방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고민과 함께 바른정당과의 보수 경쟁이 부울경 한국당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민주당과 국민의당,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이 급물살을 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당에서 아직 이탈 움직임이 없다. 당 내부에서는 제보 조작 사건이 이유미 당원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나면 이번 사태를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지방선거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호남 민심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봐야 한다는 기류가 많다. 바른정당도 한국당과의 통합론에 부정적이다. 바른정당 최고위원인 하태경 의원은 한국당의 보수통합론에 대해 "한국당은 극우 정당이고, 바른정당은 중도우파 정당이다. 극우 정당은 반민주정당이고 중도우파정당은 민주정당이다. 반민주와 민주가 하나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래로부터의 통합론'이 정계 개편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호남 국민의당과 부울경 한국당 등의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통합 요구가 거세지면 중앙당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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