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기초단체장 영입작업
- 야당서도 군침, 몸값 치솟아

내년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연산 포럼’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22일 지역 관가에 따르면 연산 포럼은 부산시 출신 부이사관(3급) 이상의 퇴직 고위 공무원의 모임이다. 안준태, 배영길, 김종해 전 부시장을 중심으로 시의 국장이나 부구청장을 지낸 인사들이 비정기적으로 모임을 하는데, 매번 30~50명이 참석해 지역 정치와 현안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에서 이들을 내년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후보군으로 점 찍고 접촉 중이다. 연산 포럼이 앞으로 본격적으로 행보에 나서면 지방선거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연산 포럼이 지역 정치권에서 주목받는 것은 정치권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연산 포럼은 허남식 전 부산시장 재임 당시 시정을 보필했던 인물들로 구성됐다. 최근 허 전 시장이 ‘엘시티 비위’ 사건에 연루돼 곤경에 처한 것을 목격한 연산 포럼 내부에서는 ‘정치적인 힘이 없으니 당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는 한편 지역 사회와 정치권에 ‘발언권’을 갖겠다는 의도까지 내비치고 있다.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도 이들을 영입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사회 내 인지도에다 풍부한 행정 경험이라는 전문성도 갖춰 인물난을 겪는 정당에서는 기초단체장 후보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이 퇴직한 고위 공직자들과 활발하게 만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 역시 기초단체장 후보로 공직자 출신을 후보군으로 영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후보군 형성조차 어려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영입전에 뛰어들 경우 연산 포럼의 몸값은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영입 인사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영활 전 부시장과 김형량 전 부산시의회 사무처장, 김영기 전 부산시인재개발원장, 정우연 전 부산관광공사 이사 등이다. 연산 포럼의 한 관계자는 “최근 특정 정당의 영입 제의를 받거나 출마를 타진하는 이야기가 많이 오가고 있다. 후보가 많아 진입 장벽이 높은 한국당보다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집권 여당인 민주당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공무원의 특성상 지나친 신중함으로 지방선거행이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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