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도심과 50·60대에서도 우세
- 여당 다른 후보 비해 반감 덜해
- 야당 후보 결정 전 ‘반짝’ 지적도

부산지역의 중도·보수층이 ‘서병수 부산시장의 대안’으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5·9대선에서 자유한국당에 실망한 중도·보수층이 대안으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쏠렸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이는 지난 29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부산시장 선거 관련 여론조사(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 오 전 장관은 여야 전체 후보군 중 적합도(22.1%)에서 가장 앞섰고, 서병수 시장(10.6%)과도 많은 차이를 보였다. 이념 성향별로 보면 보수층 응답자 중에서 오 전 장관은 17.7%의 지지를 받아 서 시장(19.1%)과 큰 차이가 없었다. 중도층에서는 오 전 장관(21.6%)과 서 시장(6.7%) 간 차이가 크게 났다. 연령대별 조사(적합도)에서도 보수 성향이 강한 50대의 27%가 오 전 장관을, 10.8%가 서 시장을 각각 꼽았다. 60대 이상은 오 전 장관(19.8%)과 서 시장(20.5%)이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 5·9대선 때 한국당이 가장 앞섰던 원도심에서도 오 전 장관이 서 시장을 앞섰다. 중서부 도심권(중·서·동·부산진구)에서 오 전 장관은 24.5%, 서 시장은 14.9%의 지지율 분포를 보였다.KSOI 관계자는 “무소속인 오 전 장관을 민주당 후보로 상정한 여론조사임에도 지역의 중도·보수층은 오 전 장관을 택했다. 오 전 장관의 지역 인지도가 높은 이유도 있지만, 민주당의 다른 후보에 비해 다소 보수적인 성향으로 인식되면서 중도·보수층의 반감이 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안철수 쏠림’이 대선 기간 반짝 현상에 그쳤듯이 중도·보수층의 ‘오거돈 쏠림’도 생명력이 짧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31일 “복잡한 당내 갈등에 대한 중도·보수층의 피로감과 실망이 단기적으로 이런 현상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당내 갈등이 봉합되고 서 시장이 됐든, 다른 인사가 됐든 시장 후보가 정해지면 돌아선 보수층이 다시 마음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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