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첫 단계인 당무감사에 임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태도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당은 당무감사 사상 처음으로 책임당원 대상 여론조사를 하는 등 ‘현미경 당무감사’를 진행한 반면 민주당은 ‘페이퍼 작업’으로 당무감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5일 한국당 부산시당에 따르면 중앙당은 지난달 31일 부산진갑 당협을 제외한 부산지역 17개 당협에 대한 당무감사를 한 데 이어 지난 1~2일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해당 당협위원장의 활동 등의 여론조사까지 시행했다. 또 세평(세간의 평가) 역시 종전에는 당협에서 추천하는 인사들에게 물었지만, 이번에는 당무감사반이 해당 지역 인사들과 언론 등을 선정해 당협과 당협위원장의 활동, 평가 등을 들을 정도로 깐깐하게 진행했다.

한국당의 이번 당무감사 진행 강도를 볼 때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당협위원장 교체 등 대대적인 조직 정비가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패배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깔렸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바른정당 복당 인사와 한시적으로 당협을 맡은 인사의 교통정리, 지역 활동과 세평이 떨어지는 당협위원장 교체 등 지방선거를 앞둔 진지 구축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민주당 부산시당은 최근 지역위원회 관련 서류를 중앙당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당무감사를 진행했다. 지방선거라는 전쟁을 앞두고 ‘장수를 바꾸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대선 승리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마땅한 대체 자원이 없는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서류 작업 검토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지역위원회는 별도 추가 감사가 있을 것 같다. 일부 지역위원장은 교체 의견도 있지만, 대선에서 승리한 마당에 교체 명분이 약한 것 역시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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