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진 타이어에 바람넣는 격”
“부산이 부른다. 응답하라, 이호철….”
이호철 전 민정수석은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지난 25일 부산지역 이 전 수석의 지지자 200여 명은 부산 해운대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미포~송정·4.8㎞) 구간에서 걷기 행사를 개최했다. 이 전 수석에게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달라고 요청하는 행사였다. 슬로건도 ‘부산이 부른다. 응답하라, 이호철’이다. 하지만 이 전 수석은 이날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 행사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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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부산 해운대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에서 이호철 전 민정수석의 지지자들이 걷기 행사를 하고 있다. 이호철 서포터즈 제공 |
최근 일부 언론에서 ‘이호철 등판론’을 띄웠지만 이후 지역 정치권에서 별다른 반응은 없는 상황.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전 수석에 대해 생각만큼 바람이 불지 않자 지지 모임이 다시 한번 이 전 수석을 지역 사회에 띄우기 위해 행사를 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수석도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면서‘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6일 “터진 타이어에 계속 바람을 넣으려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 전 수석이 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도 바람이 불까 말까 한데, 불출마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는 지지 모임끼리의 이런 움직임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평가 절하했다.
일각에서는 이 전 수석이 민주당 경선과 시장 선거 본선에 나선다고 해도 인지도와 확장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느냐는 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친문 그룹 내에서는 ‘친노·친문의 장자’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전 수석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와 검증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전 수석의 지지자들은 ‘문재인 학습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문 대통령도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결국 지지자들의 설득과 호소로 현실 정치에 발을 들이고 대권까지 잡았다. 이 같은 선례를 이 전 수석에게 투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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