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복당 저울질?…민주당, 무소속 대신 경선참여 환영

- 여론조사 결과에 경선 자신감

- “복당 기회 두번 놓쳐 가능성 낮아”

지역 정치권에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오리무중 행보’가 연일 화제다.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 또는 불출마설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해 후보 경선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다시 불거졌다. 발단은 한 통의 전화다.

민주당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은 지방선거 6개월을 앞둔 13일 기자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이틀 전(11일) 오후 오 전 장관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단순한 안부 전화였다”고 전했다.

지난 5·9대선 당시 최 위원장과 오 전 장관은 문재인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이후 몇 달간 소원한 관계를 이어왔다. 오 전 장관이 수개월 만에 먼저 최 위원장에게 전화를 건 것은 관계 개선 시도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오 전 장관이 민주당 복당을 위해 사전 정지 작업의 하나로 직접 ‘분위기’ 파악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공교롭게도 오 전 장관이 최 위원장에게 전화한 날은 리얼미터의 부산시장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당일이다. 이번 조사에서 무소속 후보로 이름을 올린 오 전 장관은 오차범위 내이지만 여야 후보를 통틀어 부산시장 적합도에서 가장 높게 나왔다. 지난 9월 말에 이어 여론조사에서 다시 한번 가능성을 확인한 오 전 장관이 민주당 경선에 자신감을 가진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한다.

최 위원장은 “오 전 장관이 복당해 우리 당의 후보들과의 시장후보 경선에 참여하겠다면 환영한다. 복당은 곧 출마 결심을 의미하는 게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오 전 장관의 복당으로 시장 후보 경선 분위기를 띄우는 한편 오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지지층인 진보 진영의 표심이 분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 전 장관의 복당에 여전히 물음표를 달고 있다. 이미 대선 직후에 한 번, 또 지난달 초 추미애 대표와의 복당 관련 만남을 스스로 무산시킨 오 전 장관이 현 단계에서 복당을 추진할 명분이 있느냐는 것이다. 오 전 장관의 한 측근은 “유력 후보들이 버티고 있는 민주당의 경선에서 당내 기반이 없는 오 전 장관의 승산은 높지 않다. 아직 복당과 관련된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은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오 전 장관이 이달 말 또는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민주당 복당, 무소속 출마, 불출마 등 세 가지 행보 중 하나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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