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부산시장 경선 친홍·친박 ‘치킨게임’ 가나

국제신문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2017-12-14 19:47
/ 본지 5면

# 신주류 떠오른 친홍

- 부산 장제국·경남 안대희 띄우기
- 여론조사 지원해 인지도 높이기

# 방어나선 친박

- 서병수 시장 사실상 마지막 구심
- 여연 여론조사 공세에 반전 노려

부산은 지난해 4·13총선 때 더불어민주당이 약진하기 전까지 30년간 보수 세력의 아성이었다. 이 중 10년간은 대구·경북(TK) 못지않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 기반이었다. 지난 18대 총선 당시 중앙 정치 주류였던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구 친이(친이명박)계가 친박 무소속 후보들에게 대패했던 곳이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회의장 배경판의 ‘서민.노동자에게 다가가는 첫걸음!’이라는 문구를 바라보고 있다. 이용우 기자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1년. 자유한국당은 친홍(친홍준표)계라는 새로운 계파가 장악했다. 친홍계와 친박(친박근혜)계는 이제 부산서 마지막 일전을 남겨두고 있다. 친홍계가 한국당 주류의 자리를 굳히느냐, 친박계가 기사회생하느냐가 부산시장 후보 경쟁 승부에 달렸다.

■친홍 ‘장제국-안대희 띄우기’ 시동

친홍계의 승부수는 장제국 동서대 총장과 경남도지사 후보로도 염두에 두고 있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다. 물밑에서 두 사람을 언급하는 선에서 지원하던 친홍계는 비로소 두 사람을 수면 위로 올렸다. 한국당 여의도연구원(여연)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처음으로 서병수 부산시장과 장 총장, 안 전 대법관의 비교조사를 실시했다.

친홍계의 전략은 여론조사를 통한 장 총장, 안 전 대법관 지원이다. 한국당은 연말과 연초까지 수 차례에 걸쳐 세 사람의 비교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여연 조사는 2000명 정도로 진행된다. 응답률을 5% 안팎 정도로 상정하면 산술적으로 한번 조사에 부산시민 4만~5만 명 정도가 대상이 된다. 10번에 걸쳐 조사를 한다면 40만~50만 명의 부산시민이 한 번쯤 장 총장과 안 전 대법관 이름을 듣게 된다.

한국당 핵심 인사는 “여연 조사를 여러 차례 하게 되면, 민간 여론조사 기관이나 언론들도 연말 연초에 장 총장과 안 전 대법관을 중심으로 한 여론조사를 할 수밖에 없다. 단기간에 350만 명중 100만 명의 시민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의 인지도를 높이고 띄우는 것은 시간 문제다”고 장담했다. 친홍계 전략의 최대 변수는 장 총장과 안 전 대법관이 입장을 번복하느냐다. 두 사람 모두 지금까지는 “출마 자체를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찌감치 친홍계의 ‘보이는 손이 작용했다’는 시선도 두 사람 출마의 걸림돌이다.

■친박 ‘서병수 시장이 최후의 보루’

서병수 부산시장의 한국당 후보 경쟁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섰다. 친홍계인 김성태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친박계는 벼랑끝에 몰렸다. 특히 부산 경남 울산(PK)의 친박계는 인공호흡기를 꽂는 수순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경환 서청원 의원 등 친박계 실세들이 소멸의 길로 접어든 지금 서 시장이 사실상 친박계의 ‘구심점’이다. 서 시장이 한국당 부산시장 후보 경쟁에서 승리한다면 친박계는 다시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관건은 서 시장이 한국당의 여론조사 공세를 버텨낼 수 있느냐다. 서 시장은 최근 SNS팀을 가동하고, 수시로 여연의 동향을 살피는 등 여론조사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일단 최근 각종 조사에서 서 시장은 한국당 후보 적합도에서 장 총장과 안 전 대법관보다 우위를 보였다. 여러 차례에 걸친 여연 조사에서도 서 시장이 우세를 유지하고, 장 총장과 안 전 대법관이 출마를 꺼린다면 친홍계의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서 시장은 수세에서 벗어나 반전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장 총장과 안 전 대법관이 서 시장에게 역전하는 조사가 나오면 서 시장의 ‘재선 길’은 더욱더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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