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 대표 “당사자가 싫다는데
- 대안 고민 좀 해봐야겠다” 난감
- 지역 출신 중진의원 동원령 전망

- 서병수 측 “홍에 적임자 피력”
- 박민식·이종혁, 서 시장 협공
- 당내 경쟁 3파전 가능성 커져

참신한 인물을 ‘전략공천’하려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차기 부산시장 수성 구상이 시작부터 헝클어졌다.
홍 대표가 영입을 위해 ‘공’을 들여왔던 ‘장제국·안대희 카드’가 26일 동시에 무산되면서 한국당 차기 부산시장 후보 경쟁 구도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한국당 내 후보 경쟁이 서병수 부산시장과 박민식 전 의원, 이종혁 최고위원 간 3파전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애초 전략공천에서 경선 방식으로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홍준표 구상’은 원점으로

차기 부산시장 후보를 경쟁력 있는 신인으로 전략공천하겠다는 것은 홍 대표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홍 대표가 여러 차례 서 시장을 공격하면서 대안이 있음을 시사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었다. 홍 대표의 차기 부산시장 수성 전략의 핵심은 장제국 동서대 총장이었다. 한국당 여의도연구원(여연) 조사에서 장 총장의 지지율이 만만치 않게 나오고, 홍 대표가 지난 22일 장 총장을 직접 만나면서 전략공천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장 총장이 이날 불출마 입장을 밝히면서 홍 대표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게 됐다. 부산시장 선거 승리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이날 장 총장의 불출마 입장을 전해 들은 뒤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의 한 측근은 “당사자가 싫다는데 도리가 없다. (부산시장 후보를 어떻게 할지) 현재로서는 답이 없고, 고민을 좀 해봐야 한다”고 난감해했다.

다만, 홍 대표가 새로운 대안 발굴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서 시장의 본선 경쟁력에 대한 홍 대표의 회의적인 입장은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가 김정훈(부산 남갑) 조경태(사하을) 이진복(동래) 의원 등 부산 출신 중진 의원에게 총동원령을 내리는 것은 물론 직접 부산 출신 보수 인사 발굴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당의 핵심 인사는 “장 총장 카드가 무산됐지만, 서 시장의 본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 한 다른 사람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서병수 박민식 이종혁 경쟁 시동

장 총장이 불출마 입장을 밝힘에 따라 오히려 한국당의 후보 경쟁 구도는 활기를 띠고 있다. 다시 새로운 인물을 찾는다고 해도 홍 대표의 전략 공천 구상이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 탓이다. 서 시장과 박 전 의원, 이 최고위원은 일제히 본선 경쟁력 우위를 자신하며 차기 부산시장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전략 공천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세 사람은 지금부터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서 시장 측 이만수 정무특보는 “장 총장의 불출마를 예견하고 있었다. 서 시장이 아니면 다른 대안이 없으므로 당헌·당규에 따라서 경선 준비를 할 것이다. 충성도 높은 표심을 확보한 서 시장이 후보가 돼야 본선에서도 보수층 결집이 가능하다. 홍 대표가 서 시장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갖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의원과 이 최고위원은 서 시장에 대한 협공을 예고했다.

박 전 의원은 “경선의 드라마틱한 흥행과 그 에너지로 본선 필승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야당이 된 우리는 도전자이고 ‘을’인데, 서 시장은 현역이므로 도전자 정신이 나올 수 없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지고, 당협위원장도 내놓은 박민식이 서 시장을 이기면 일대 사건이고, 부산 선거판 전체를 뒤흔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상대가 누구이든 당당히 경쟁하고 이겨서 부산시민의 선택을 받겠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정체형 리더다. 표의 확장성에 문제가 있으므로 절대로 이길 수 없다. 지금은 개혁과 혁신의 리더십, 거대한 변화를 꾀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완전히 부산을 바꿔놓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그는 오는 29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 내년 1월 4일 부산 발전을 위한 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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